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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 기대감 높으면 효과도 커진다



플라시보 효과, 기대감 높으면 효과도 커진다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를 입증하는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라시보 효과란 의학 성분이 없어 약효가 없는 약인데도 불구하고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버드 의대 유관 연구진이 특정 편두통 약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환자의 약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클수록 더 강한 두통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의사가 치료효과에 대한 환자의 기대감을 높이면 치료 효과가 더 커진다"며 "높은 기대감은 편두통의 감소로 이어지고, 편두통의 감소는 더 적은 양의 약을 투여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편두통 치료에 있어서 약도 중요하지만 약에 관한 정보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66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특정 두통약과 가짜 약이 들어있는 봉투를 주고 이후 편두통이 느껴질 때마다 여섯 번에 걸쳐 약을 먹도록 했다.

우선 총 3개의 봉투에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시판 중인 맥솔트(Maxalt)라는 편두통 약을 넣었다. 이어 연구팀은 한 개의 봉투에만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약 이름을 표기했다. 남은 한 봉투에는 기대감을 제거하기 위해 '위약' 이라고 쓰고, 다른 봉투에는 '맥솔트 또는 위약'이라고 써 환자가 위약 여부를 알 수 없게 했다.

또 다른 3개의 봉투에는 가짜 약을 넣고 앞서와 같은 방법으로 표기했다.

실험결과 전체적으로 실제 약이 가짜 약보다 더 나은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가짜 약 역시 두통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약 효과는 환자들이 진짜 약을 먹는다고 생각할 때 특히 더 강했으며, 가짜 약이라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약을 먹은 경우도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보다는 치료 효과가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가짜 약이라고 써있는 실제 약을 먹은 환자의 경우, 실제 약이라고 써있는 가짜 약을 먹은 환자와 비슷한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의사들이 약의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알려주기를 꺼릴 수 있다고 밝히며, 이는 윤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중개 의학지'(the journal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