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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못한 産銀·企銀, 2년만에 공기관 재지정

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탈출이 무산됐다. 방만경영이 발목을 잡았다. 산업은행(산은)과 기업은행(기은)은 2년 만에 다시 공공기관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오전 이석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KRX를 기존과 같이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으로 유지하고 산은과 기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각각 지정키로 결정했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기금관리형),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2년째 공공기관에서 해제되길 기대했던 KRX는 이번에도 정부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특히 KRX 본사가 있는 부산 지역에선 정치권, 학계 등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정부는 KRX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점을 고려해 공공기관 지정을 유지키로 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KRX는 1인당 복리후생비가 연간 1489만원(2010~2012년 평균)가량으로 295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다. 자회사인 코스콤 역시 1213만원가량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다만 정부는 KRX에 대해선 지침에 따라 방만경영이 개선됐다고 판단되면 지정 해제를 검토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공공기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을 깎는 자구노력이 요구된 셈이다.

산은과 기은은 2년 만에 공공기관이 됐다.

두 기관은 2012년 1월 이명박정부의 기업공개를 통한 민영화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바 있다.

산은과 기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앞으로는 통합공시, 고객만족도 조사, 기능 조정, 공공기관 혁신 분야 등과 관련해서 공운법 적용을 받게 됐다.

기타공공기관은 규정상 임원 선임, 보수기준, 경영실적 평가 등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이들 기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어 당장 올해부터 임금인상, 예산편성 등에서 통제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공운위는 이날 국립생태원을 준정부기관으로, ㈜워터웨이플러스·항공안전기술센터·한국건강가정진흥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아시아문화개발원·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 6곳은 기타공공기관으로 각각 지정했다.


또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시험.인증 시장에서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기관의 특성을 고려해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바뀌었다. 준정부기관이던 소상공인진흥원과 기타공공기관이던 시장경영진흥원은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 새롭게 통합 출범하면서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총 295개였던 공공기관은 304개로 늘어나 공운법에 따라 정부의 관리를 받게 됐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