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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싫어하게 만드는 ‘게으름 유전자’ 따로 있다



운동 싫어하게 만드는 ‘게으름 유전자’ 따로 있다

만약 당신이 주말에 운동은커녕 외출마저 귀찮아한다면 이는 단순히 생활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자 탓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카우치 포테이토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는 두뇌에 작용해 운동을 기피하도록 만든다"고 보도했다.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란 하루 종일 소파(couch)에 앉아 감자칩(potato)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운동을 싫어하고 게으른 사람을 뜻한다.

영국 애버딘 대학교와 중국 과학원 합동연구팀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보다 더 게으르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보통 쥐와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쥐를 비교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가 두뇌의 도파민 분비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생성과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도파민은 운동 외에도 인지, 동기 부여에도 영향을 주며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끼는 상황에서 활성화 돼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기도 한다.

카우치 포테이토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쥐들은 정상 쥐와 비교해 두뇌의 표면에 도파민 수용체가 훨씬 더 적었다. 해당 쥐들은 보통 쥐들과 비교해 3분의 1정도만 걸었으며 이동시에도 훨씬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게으른 쥐들에게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 약을 투여하자 해당 쥐들은 보다 활동성을 뛰고 움직였으며 체중도 줄어들었다.

연구를 이끈 중국 국립과학원의 유전발달 생물학 연구소의 웨이 리(Wei Li)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사람의 게으름을 극복할 수 있는 알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플로스 유전학(PLOS Genetics) 저널에 실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