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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15곳 IT업무 위탁비용 4011억원

시중은행 15곳 IT업무 위탁비용 4011억원

금융회사들이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정보기술(IT)업무 위탁비용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정보 유출 우려가 있음에도 금융회사들의 IT 업무 외주화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IT 업무 외부위탁을 강력히 규제해 고객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금융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2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금융기관 IT 업무 위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15곳이 지난해 IT 업무 위탁비용으로 부담한 금액은 총 4011억9200만원이다. 은행 한 곳에서 평균 250억7400만원을 IT 업무 외부위탁 비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이 지난해 IT 업무 외부위탁 비용으로 가장 많은 985억3700만원을 소요했고 농협은행이 894억6400만원, 외환은행이 439억2400만원을 위탁비용으로 지불했다. 이어 경남은행 379억1200만원, 신한은행 291억9000만원, 광주은행 270억4700만원, 하나은행 250억400만원, 산업은행 233억2200만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129억5400만원, 우리은행 83억3800만원, 한국수출입은행 36억8300만원, 전북은행 8억9900만원, 제주은행 3억2800만원 그리고 부산은행이 1억9600만원을 지난해 IT 업무 외부위탁 비용으로 부담했다. 대구은행은 IT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객정보가 대규모 유출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비용을 IT 업무 외부위탁에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국내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IT 업무 외부위탁에 쏟아붓는 상황에 대해 금융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실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IT산업의 발전과 급팽창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전산망 해킹 사건이나 사이버 공격 내지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각종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보안이 뚫리는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IT 업무의 외부위탁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IT 업무 외주화로 인해 금융당국의 '규제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전산업무 외부위탁은 이미 외주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라며 "이는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을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자율규제시스템에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