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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꿈꾼다

싱가포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꿈꾼다
아시아 기술부문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 추이(단위: 백만달러(USD)) *중국 싱가포르 일본 홍콩 한국 순 *자료: 아시아 벤처 캐피털 저널 리서치 , WSJ

"싱가포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도시 국가 싱가포르가 이스라엘 식의 정책지원을 통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과학 연구·개발(R&D) 육성을 위해 160억 싱가포르 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 수년간 그 일환으로 이 지역 기술혁신에 1억싱가포르 달러를 쏟아부었다.

싱가포르의 벤처 육성 정책 가운데 하나로 2010년 시작한 '기술 인큐베이팅 계획(TIS)'은 정부가 벤처기업 설립과 성장을 위해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TIS 프로그램에 뽑힌 벤처 기업은 필요자금의 85%를 최대 50만싱가로프달러까지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 15%만 자체 조달하면 된다. 3년 뒤에는 정부가 가진 지분 85%를 살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된다.

현재 15개 인큐베이터가 가동 중이며, 100여개 벤처가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벤처 육성 계획은 열매를 맺고 있다.

미국 앤더슨 호로위츠를 비롯한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싱가포르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고, 좋은 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앤더슨 호로위츠가 자금을 지원한 싱가포르의 비디오 사이트 '비키'는 지난해 9월 2억달러(약 2100억원)에 일본 온라인 소매업체 라쿠텐에 팔렸다.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 업체로 2011년 출범한 레드마트는 페이스북 등으로부터 1000만달러 자금을 지원받았다.

홍콩 아시아 벤처캐피털 저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가 끌어들인 벤처캐피털 규모는 모두 17억1000만달러로 중국의 34억6000만달러에는 못미치지만 일본, 한국, 홍콩을 모두 앞질렀다.

2011년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2730만달러로 아시아 전체 벤처투자의 0.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9%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1년 싱가포르에서 벤처캐피털 레드 닷 벤처스를 설립한 레슬리 로는 "과거에는 1년에 2~3개 창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달에 한 개 꼴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업체 엑스파라의 최고경영자(CEO) 더글러스 에이브람스는 벤처 기업들이 인수합병(M&A)으로 팔리거나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규모가 2012년에는 5000만싱가로프 달러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0개 업체에 4억싱가포르 달러가 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지원이 벤처를 돕기보다는 도리어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