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4대금융지주 삼성전자나 현대차 발끝에도 못미쳐

올 1분기 장밋빛 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그룹의 순이익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에 발끝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예상 순이익의 22.86%, 현대자동차의 71.42% 수준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군데 가계부채 부담, 기업들의 잇따른 차환 리스크는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은행자산 포트폴리오 강화를 주문한다.

■실적개선 지속될까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1조602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의 1조4998억원보다 1022억원(8.48%) 증가한 것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익이 3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10억원보다 24.68%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증가 폭이 가장 크다.

하나금융 순이익은 3274억원으로 지난해 3130억원에서 4.63%, 신한금융은 5552억원으로 지난해 5229억원에서 6.1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4대 금융그룹 중 KB금융만 순익이 지난해 1분기 4129억원에서 올해 1분기 4064억원으로 1.57% 감소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은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에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국민카드가 휘말리면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일부 영업정지까지 당해 고객의 신뢰도 저하됐다는 것이다.

4대금융지주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나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원은 "최근 금융산업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대규모 사기대출로 인한 금융시스템 신뢰도 하락, 월세 과세대책으로 회복되던 부동산시장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있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순이익 22%

삼성전자 한 곳과 비교해도 한국경제의 혈맥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4대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은 삼성전자의 1분기 순이익 컨센서 7조76억원의 22.86%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은 2조1793억원으로 삼성전자 8조4963억원의 25.65%에 머문다.

최근에는 현대차에도 밀리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2조2433억원에 달한다. 4대금융지주 모두 합합쳐도 현대차의 71.42%에 불과하다. 매출액 기준으로 54.57% 수준이다.

장밋빛 전망에 웃을 수 많은 없는 현실이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을 2010년(3조2483억원), 2011년(2조7784억원), 2012년(3조5597억원) 1분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 데다 추가적인 기업 부실이 발생할 수 있어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기홍 연구원은 "올해 경기회복으로 신용위험관리 수준이 완화되고, 이자이익의 개선이 예상되나, 규제 강화로 여전업 대출 성장이 둔화되고 수수료이익이 부진함에 따라 금융지주 전체의 수익 개선세는 제한될 전망이다"면서 "적극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노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은행자산 포트폴리오의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