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지난해 중국의 대외 부채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6766억2500만 달러(약 715조원)로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발생시 달러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홍콩·마카오를 제외한 대외부채 규모가 8631억6700만 달러(약 912조원)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 이 중 단기 외채가 6766억2500만 달러로 78.4%, 중장기 외채가 1865조4200만 달러로 21.6%를 차지했다. 특히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 2004년 50%를 돌파한 이후 2009년 60.5%, 2010년 68.4%, 2011년 72.1%, 2012년 73.4%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단기 외채 비중이 급증하면서 위기시 달러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기외채의 적정 비중은 25~40%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단기외채가 1128억달러로 대외부채(4166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1%로 줄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단기외채 비중은 약 3배 정도 많은 셈이다.
단기외채 비중이 높다는 것은 단기 수익을 노린 해외 투기자본이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유입됐으며 위기시 한꺼번에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국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9월말 단기외채 비중이 51.9%에 달했으나 정부가 지속적으로 단기외채 비중을 줄이면서 지난해 말까지 27.1%로 낮�다.
중국의 경우 최근 잇따른 부실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지난해 5대 국유은행이 대손상각(부실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 부실채권 규모가 590억 위안에 달하면서 금융시스템 위기로 이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환율변동폭을 2배로 확대한 이후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융위기 발생시 대규모 달러 자금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대외 부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외환보유액이 많아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궈송 SAFE 자본계정관리국 부국장은 "단기 외채가 대부분 무역활동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특히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17.71%에 불과해 위험 요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약 3조820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도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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