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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지방선거 후보들 주택공약] 보여주기식 개발은 ‘지양’ 교통대란 해법에 ‘총력’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과 같은 부동산 개발공약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분위기다. 기존에 사업타당성이 떨어지는 대형 개발정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번지면서 후보자들도 이 같은 보여주기식 공약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도 기존에 주목받았다가 중단된 사업이나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가 일부 눈에 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개발공약으로 용산 국제업무지구 단계적 사업 재개를 내놨다. 또 계획이 무산된 노들섬의 경우 아시아의 횃불과 문화예술 공간을 설치해 남녀노소가 즐겁게 찾을 수 있게 추진하고, 세빛둥둥섬도 시민이 여가를 즐기는 명소로 방향을 틀기로 했다.

창동 차량기지가 이전된 지역에는 공항터미널과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강북 비즈니스 지구인 '엔터프라이즈존'을 지정할 계획이다. 마곡지구는 대표적인 미래산업단지로 조성하고 구로와 금천 디지털단지를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도 내놨다.

반면 정 후보와 경선을 벌이고 있는 김황식 후보는 용산개발과 관련, "사업이 좌절된 이유를 좀 더 분석하고 재개발 범위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지 이슈화하는 차원에서 당장 가능, 불가능을 따질 게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정병국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경기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복합 리조트단지로 추진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엔터테인먼트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또 마이스산업까지 합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는 "이 방안에 5조원을 투입하면 순수 일자리 1만5000개를 포함해 총 1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경기도가 가장 잘해낼 수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해 글로벌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형 개발사업 공약을 제시했다가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거나 좌초될 경우 돌아오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공약에 신중을 거듭하는 후보가 많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대형 개발프로젝트와 관련, "경기도가 사용할 수 있는 재원 내에서 공약을 준비 중이며 앞으로 외자유치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으나 실현 가능한 공약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도 "경기도는 복합타운 조성에 대해 주민 수요가 없다"면서 "개발계획이 너무 많아서 그걸 어떻게 추진할지 오히려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선거 공약의 핵심으로 꼽히는 교통공약을 둘러싼 후보 간 개발정책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거와 함께 만성적인 교통대란을 풀 수 있는 해법 제시가 표심 얻기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몽준 후보는 동부간선도로 일부와 한강 접근성 향상을 위해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일부를 지하화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주택가 인근 주차난을 해결하 위해 주택가에 공영주차장 100개를 신설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같은 당 이혜훈 후보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4호선)과 동대입구역(3호선)을 연결하고 무악재역(3호선)과 숙대입구역(4호선)을 잇는 구간을 신설한다는 안을 내놨다.

김황식 후보는 신분당선 조기 착공을 제언했다. 1단계로 강남과 시청, 은평뉴타운 구간을 조기에 완공해 시청~강남 구간을 10분대에 연결하고 2단계로 신분당선을 경복궁에서 은평 뉴타운까지, 향후에는 '통일노선'으로 만들어 파주까지 연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경기도에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계획안을 수정·보완하는 방안을 놓고 철도정책 대결이 전개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원유철 예비후보는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건설, GTX노선의 킨텍스~문산 연장, 경원선 전철 연천까지 연장, 구리~포천 민자 고속도로 임기 내 완공 등을 교통공약으로 내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예비후보는 GTX안 가운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노선은 폐기하고 실현 가능한 구간에 집중하는 것을 비롯해 수도권 외곽을 기존 철도망을 활용해 환형구조로 연결하는 복안을 내놨다.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