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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자, 귀울림 외에도 동반질환 많은 이유는?

이명환자, 귀울림 외에도 동반질환 많은 이유는?

이명이란 외부 음원자극이 없는데도 고주파음이나 매미울음소리 같은 다양한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말한다. 증상만을 놓고 봤을 때 이명은 청각기관의 문제로 인식되기 쉽다. 주소증(환자가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증상) 역시 귀에서 수시로 들리는 이명음이다. 하지만 이명이 생활에 주는 불편은 신체 전반에 미치고,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신체 전반의 상태에 대한 종합적 관찰과 이해가 필요하다.

이명의 원인은 청각기관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실제로 청신경은 신체의 일부로 모세혈관을 비롯해 각종 중요 중추신경과 연부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종양 등 환자의 현재 병력상태뿐 아니라 혈관기능이나 자율신경의 균형, 면역상태 등도 청신경과의 연관성이 크다. 돌발성난청, 어지럼증 외에도 두통, 탈모, 만성요통, 소화불량 등 이과질환(귓병)과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각종 합병증이 이명과 함께 동반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무엇보다도 이명 발병 전 건강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던 환자들도 극심한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등에 시달리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명을 아예 전신질환의 일종으로 바라보거나 이명이 전신질환에 의해 악화된다고 주장하는 임상의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관점은 전통의학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청이한의원 유종철 원장은 "'황제내경'이나 '동의보감' 등 각종 의학서에서는 이명의 원인을 오장육부 중 특히 신장의 기능과 경락의 순환과정의 장애에서 찾고 있다"며 "신장이 손상되면 정기가 약해지고 뇌수가 부족해져 귀가 울고 머리가 어지럽다는 여러 환자들의 경험에서 얻은 임상적 결과로 내과적 문제나 생리기능 장애 등이 이명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신장은 해부학적으로 콩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단순히 장기의 개념을 넘어 호르몬의 내분비기능, 비뇨생식작용, 수액대사 등의 생존과 건강의 필수기능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인체의 정기로 해석한다. 이명을 포함해 각종 질환이나 불편이 동반되는 배경이다.

따라서 환자의 기저질환이 원인이 된 이명은 그 해당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신질환으로 악화된 이명은 종합적인 치료와 관리가 수반돼야 호전될 수 있다. 통상 이명환자의 혈액순환 상태나 생리기능, 면역력 등 건강회복을 위한 다양한 측면의 치료가 우선 적용되며 이후 이명증상과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에 따라 본격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용되는 치료법도 차이가 난다.

유종철 원장은 "이명환자 중 상열감(체온균형이 무너져 안면부에 열이 집중된 현상)이 심한 경우에는 청열치료를, 신장을 비롯해 장부의 기능이 약해진 이에게는 '청이단'을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체력저하로 기허증이 심한 환자는 원기를 먼저 보충해주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치료법은 이명뿐만 아니라 평소 환자가 갖고 있던 불편이나 원인불명의 통증을 함께 해소하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전신건강과 균형을 맞춤으로써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전신질환성 이명환자는 완쾌 후에도 철저한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양생이 불량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염분과 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하며, 금주 및 금연은 필수다.

스트레스도 피해야 한다. 인체가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져 면역기능은 물론 기본적인 생체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