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방국가들의 중재 속에 국경을 사이에 두고 한 달 이상 진행된 긴장과 대치 해소를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들의 보호를 위해서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험난한 길이 예상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열린 회담에서 두 나라는 7시간 협상 끝에 무력과 선동, 위협을 자제하고 불법 친러 무장세력들의 무장 해제와 건물 점거를 끝내는데 합의했다.
회담에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데스치치아 외무장관 대행,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정책 대표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개헌과 지방정부에 추가 권력 분산, 친러시아 시위대에 대한 사면에 합의했으며 이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감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OSCE가 비무장 단체라 설득 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어 이들의 기능에 한계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또 이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대에 집결해 있는 러시아군 약 4만명의 철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직접 대화를 한다는 조건은 포함돼 있지 않아 합의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 될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재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며 러시아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개입은 검토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이 주최한 토론회에 출연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긴장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있다고 서방의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러시아계 주민들의 보호를 위해서는 군사력 동원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도 진정한 긴장 완화 없이는 동부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데스치치아 외무장관 대행이 강조했다.
지난 16일 흑해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친러 시위자 3명이 우크라이나 군기지에 진입하려다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저널은 다음 달 25일 실시될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가 그동안 보여온 강력한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릴지도 변수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친서방 시위로 축출된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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