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참사를 낳은 세월호가 지난 2월 특별 안전점검 당시 '선내 비상훈련 실시 여부' 평가에서 '양호'를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본지 단독보도에 의해 해양경찰이 지난달 '세월호'의 구명·통신장비 등에 대해 안전점검을 벌인 뒤 모든 분야에서 '양호'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사고 초기 대응 실패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도 세월호의 비상 대비 훈련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장이 가장 먼저 여객선에서 탈출하고 승객들은 객실에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점검의 부실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또 조타기 정상 작동 여부, '차량적재도에 준한 고박장비(화물을 배에 고정하는 장비) 비치 여부'도 모두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고 경위에 대해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결박하지 않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평가 결과 역시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가 침수됐을 때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수밀문의 작동 등 선박 내 상태 몇 가지는 '불량'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량' 등급을 받은 항목은 객실 내 방화문 상태와 비상조명등 작동,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상태 등이다.
그러나 해양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점검단이 화재경보기 작동법 숙지 상태, 비상발전기 연료유 탱크 레벨게이지 불량과 관련, 적발 현장에서 이를 바로잡았다고 기록했다.
청해진해운은 수밀문 불량, 방화문 상대, 비상조명등 작동 등 나머지 불량 사항에 대해서는 안전검사 열흘 뒤인 3월 4일 여객선 시정조치 개선사항이라는 공문을 보내 '시정조치를 모두 마쳐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해운조합 인천지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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