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5일째를 맞은 20일 안타깝게도 생존자 소식은 단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합동구조팀은 선체 내 진입 루트를 개척해 아직 있을지 모를 생존자 구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조.수색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각종 대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지만, 생존자 구출을 위해선 잠수요원을 선내로 투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구조팀은 전날부터 선체 내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새롭게 뚫었고 유속이나 기상 상황도 호전돼 이전보다 수색작업이 한결 수월해진 만큼 당분간 잠수 진입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잠수부 진입… 생존자 구출 최우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의 '잠수 선내 진입방식'을 지속하고 최선을 다해 수색과 구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일인 지난 16일 승선자들이 구조된 뒤 나흘간 생존자 없이 사망자 발견만 이어지자 생존자 수색과 구조를 위한 각종 제안이 이어졌다. 특히 구조 상황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각에선 대형 크레인을 동원한 선체 인양이나 선박 표면을 뚫거나 절단한 후 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성급한 선체 인양이나 파공·절단 후 진입 등은 오히려 생존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생존자들이 선체 내부 '에어포켓(선체에 남아 있는 공기층)'에 살아 있다면 인양이나 파공 등의 작업이 선체를 흔들게 돼 에어포켓의 양을 줄이거나 위치를 바꿔놓아 생존자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책본부 내에선 우선 잠수요원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실시한 뒤 인양 등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생존자 수색·구조 한결 수월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위한 잠수요원 투입 조건도 한결 나아졌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세월호 선체에는 5개의 가이드라인(생명줄)이 설치돼 있어 선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해졌다.
동시다발적인 수색 및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이드라인이 1개만 설치돼 있었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선내로 진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5개 만들었다"며 "선체 중앙부 옆 부분과 선수 부분 등에 가이드라인 5개를 만들어 잠수요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체 내부로 들어가는 길이 열리면서 이날 총 563명의 잠수요원이 투입돼 정조 시간을 중심으로 선체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대책본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민간 잠수사도 계속 투입해 구조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사전 심사를 거친 뒤 선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기준으로 해수면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중 작업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부터 26일까지는 바닷물 수위가 낮은 '소조기'로 바닷물이 가장 적고 유속도 최저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이 기간에 잠수부 투입과 장비운용이 원활할 것으로 보여 수색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