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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징후 포착 北, 朴 대통령에게 공개질문장...대화-도발 양면전략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된 가운데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대박론, 드레스덴 선언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답변을 유도했다. 질문장의 내용 자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자신들의 기본 입장과 요구사항들로 채워져 있으나 사실상 대화공세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핵실험 징후와는 상충되는 측면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제시한 '박근혜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엔 구체적으로 '평화통일과 전쟁 중 무엇을 바라는지', '오는 8월 예정된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용의가 있는지', '5·24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 '비무장지대(DMZ)평화공원 조성 대신 서해 평화수역을 조성할 의향이 있는지' 등 10개 질문항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질문장 맨 앞머리에 "조선반도에 전쟁광풍을 몰아오며 정세를 최극단에로 치달아오르게 한 키 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고 표현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 전쟁연습광란으로 북남관계는 또다시 헤아릴수 없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문장을 잇고 있지만 첫 문장에서 한·미군사훈련이 '마침내 종료됐다'고 언급한 대목은 주목할 점이다. 대화국면으로 진입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조평통은 그러면서 "북남관계를 진실로 개선해나가자는 것인가 아니면 계속 대결하자는것인가,통일이냐 반통일이냐,평화냐 전쟁이냐 이제 그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할 때가 됐다. 진실로 북남 사이에 신뢰를 도모하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평통은 또 남북간 민간교류와 협력사업 중단의 원인으로 남측의 '동족대결 정책'과 '5·24 조치'에 있다고 언급하고 박 대통령에게 5·24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는지도 물었다.

일방적인 성명이 아닌 공개질의를 통해 답변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대화국면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시각에선 지난 2월 이후 중단된 남북고위급접촉이 제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현재 한·미 군당국이 파악한 4차 핵실험 준비 징후와는 상충된 것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대화와 도발의 양면작전을 구사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