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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분기 부동산 대출 둔화...부양책으로 방향 선회

【베이징=김홍재 특파원】올들어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데 이어 지난 1·4분기 부동산 대출 증가율도 감소하는 등 부동산 경기 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던 중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각 지방 정부들도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는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분기 부동산 대출 증가율 하락

27일 중국 인민은행의 '1·4분기 금융기관 대출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1·4분기 말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15조4200억 위안(약 2564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증가율이 0.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1·4분기 부동산 신규 대출도 7971억 위안(약 132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68억 위안 증가하는데 그쳤다.

부동산 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감소한 이유는 올들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토지 매입 및 개발을 위한 신규 대출을 줄이고 개인들도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4분기 말 기준 토지개발 대출 잔액은 1조1200억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 증가율이 2.2%포인트 떨어졌으며, 개인 주택구매 대출 잔액도 10조2900억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0.1% 늘었지만 지난해 말 대비 0.9% 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주택개발 대출 잔액은 3조78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8.3% 증가했으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도 2.0%포인트 상승했다.

올들어 중국 지방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데 이어 최근에는 베이징, 항저우, 선전 등 대도시도 아파트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중순 기준 베이징 교외의 신규 아파트 가격이 평방미터(㎡)당 2만1000위안(약 361만6800원)으로 시장의 예상 가격보다 12%(3000위안)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또 중국 동부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의 소산지구 프로젝트도 아파트 가격이 평방미터당 1만2500위안(약 215만 2900원)으로 예상 가격 보다 17%(2500위안) 낮게 책정됐다.

■지방정부, 부양책 속속 도입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를 근거로 지난달 주택가격 평균치를 산출한 결과,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8.7%)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전월(0.3%)대비 3월 주택가격 상승률도 0.2%로 낮아졌다. 3월 베이징과 상하이 주택 가격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0.3%, 13.1%씩 상승했는데 이는 2월 베이징과 상하이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각각 12.2%, 15.7%인 점을 감안하면 둔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1·4분기에 주택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약 25% 줄어든 장쑤성 우시는 농민공이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호구(호적)를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했다.
푸젠성도 주택의 용적률 기준과 외지인에 대한 주택 구매제한 및 분양주택 사전판매 가격제한 등을 완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시장 발전을 위한 위한 10대 조치'를 마련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중앙 정부가 올들어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자 각 지방 정부가 중앙의 엄격한 규제정책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그동안 중앙 정부는 지난 2010년 이후 주택가격이 급상승하자 주택구입 제한, 주택 재산세 시범 실시, 주택담보대출 보증금 확대 및 금리혜택 폐지 등 규제 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부동산 살리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