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그동안의 성장 순풍이 역풍으로 바뀌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 대만 등 일부 신흥시장 전망은 밝다고 CNN머니가 1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헤지펀드 오펜하이머의 신흥시장 투자 부문인 오펜하이머 디벨로핑 마켓츠 저스틴 레버렌즈 펀드매니저는 중국 성장률이 멈칫거리는 상황에서도 대만과 한국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사 이후 타격을 받아 신흥시장 주가는 2011년 봄 최고치에 비해 17% 급락한 상태다. 평균 주가수익배율(PER) 역시 10.7로 선진국 시장 평균에 비해 40% 저평가된 상태다.
낙폭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지펀드 블랙록의 신흥시장 담당 책임자 노츠 제프 셴은 "(신흥시장과 선진국간 PER 격차가) 15년여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성장세 둔화, 브라질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 우크라이나 위기에 스스로를 몰아 넣은 러시아, 여기에 미 연준의 테이퍼링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유동성 감소 등이 신흥시장 전망을 어둡게 몰고 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관에 따른 매도세가 새로운 매수 기회가 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T 로 프라이스의 신흥시장 전문가 토드 헨리는 "신흥시장은 더 이상 획일적이지 않다"면서 "일부는 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흥시장에 3가지 큰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과 대만이 탄탄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점이다.
오펜하이머의 레버렌즈는 중국이 경제 성장 동력을 수출에서 내수로 돌리면서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5%로 예상되지만 이는 선진국 성장률의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된다고 해도 대만과 한국의 전망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커즈웨이 신흥시장 공동 펀드매니저 아준 자야라만도 "이들 국가는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는 국제 교역 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도 향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불안했던 시장은 앞으로도 불안할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일부 정치적 불안에 기인한 경기침체 속에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겹치면서 올들어 주가가 17% 폭락했다. 불안한 주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세번째 흐름으로는 가나, 에스토니아, 베트남 같은 이른바 '프론티어' 시장의 주가 상승률이 클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간 MSCI 프론티어 지수는 22.6% 급등했다. 다만 이 시장은 변동성 역시 크기 때문에 위험 또한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