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선원 선실에서 내선 0번을 누르면 선내 전체에 방송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비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일 세월호의 선내방송은 안내 데스크나 조타실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선원들의 선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선원들은 탈출을 위해 조타실에 모여 있거나 심지어 선원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승객들에게 탈출 방송을 하지 않은 셈이어서 비난여론이 더욱 비등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합동수사본부 조사결과 세월호 선원들은 해경에 구조요청을 한 9시 10분이후부터 자신들만 구조될 때였던 9시 40분까지 약 30분 동안 승객들을 탈출시키거나 구조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선원들은 "경황이 없었다"라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는 이날 오전 8시45분께 급변침으로 인해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8시58분과 9시10분경 각각 제주해상관제센터와 진도해상관제센터에 구조요청을 한 뒤, 11시 10분경 침몰됐다.
합수부 관계자는 "배가 완전히 침몰할때까지 2시간 30분가량 여유가 있었고 처음으로 도착한 해경 경비정의 도착시간인 9시40분부터 계산해도 1시간 30분의 여유가 있었다"면서 "선원들이 탈출하라는 방송만 했어도 대부분의 승객을 살릴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2일 오후까지 세월호에서는 228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여전히 74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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