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압구정로데오역 등 수도권 45개 지하철역 기준미달 피난로

압구정로데오역·강남구청역 등 수도권 45개 지하철역의 비상 대피수단이 부실하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한 '철도시설안전 및 경영관리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철도시설공단이 2011년 광명역 KTX 탈선사고에 이어 지난해 대구역 열차 추돌사고를 겪고도 철도와 지하철 안전관리를 여전히 소홀해 화재나 지진 같은 재난대비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지하철역의 경우 압구정로데오·강남구청·공덕·수서·도곡·서현·정부과천청사역·인덕원·화정역 등 45개역엔 제대로 된 피난로(피난계단)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철도시설안전세부기준상 승강장에서 터널로 들어가는 진입로엔 비상시 승객이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폭 0.9m이상의 계단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45개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역엔 규정에 맞지 않는 피난계단이 설치돼 있어 화재 등 비상시 승객들
압구정로데오역 등 수도권 45개 지하철역 기준미달 피난로
기준미달의 피난계단이 설치된 경기 화정역. 사진=감사원·한국철도시설공단

의 대피가 어려워 대규모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대규모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이동식 피난계단을 비치하는 등 터널에서 안전한 구역으로 대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12년 경부고속철도 시험구간인 충남 오송읍 산동3교 등 4개 교량에 지진대비 보강공사를 하면서 품질검사 관리를 소홀히 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행업체는 공단의 방치속에 전수 품질검사를 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462개 지진격리받침 중 단 9개에 대해서만 검사를 한 채 공사를 마친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또 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11년 수도권고속철도 제8공구 건설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가 공사기간 단축을 이유로 터널 두께를 얇게 하도록 설계변경을 신청하자 전문가 검증없이 수용한 것도 적발했다. 이로인해 터널은 당초 설계보다 60㎝ 얇아진 35㎝ 두께로 시공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수도권고속철도 제8공구는 오는 12월 준공된다. 감사원은 이미 같은 방식으로 공사한 호남고속철도 노령터널 등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안정성이 기준치 이하(1)인 0.13~0.64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3년 국토교통부의 철도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6조 8591억원이며,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철도 건설 등 사업비는 11조1296억원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