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일제히 구조조정에 착수했던 현대그룹과 한진그룹,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성적표는 어떨까. 6개월이 지난 현재 성적표는 현대와 한진그룹의 구조조정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동부그룹은 순탄치 않다.
금융권은 지난해 말 현대그룹, 한진그룹, 동부그룹순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6개월 지난 성적표는 현대와 한진그룹이 선제적 대응으로 채권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우선순위가 아니었지만 최근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한진 '선제적 대응' 효과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자구안 발표 이후 5개월간 2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이행했다. 앞으로 현대증권 등 금융 3사(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매각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반얀트리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가 현대그룹의 자구안 마무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그룹은 자구안의 일환으로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500억원을 확보했으며 컨테이너 매각으로 563억원, 신한금융지주.KB금융지주.현대오일뱅크 등 주식 매각으로 총 1565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803억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000억원을 조달했다.
현재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일본계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오릭스에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반얀트리 호텔 매각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 매각을 추진 중이다. 채권단은 반얀트리 호텔 매각을 위해 투자안내서를 일부 기업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도 자구책 마련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노후항공기를 매각해 800억원을 마련했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 2500억원의 담보대출을 받고 자산관리공사 선박 10척을 팔아 1억200만달러(약 1089억원)를 마련했으며 노후선박을 팔아 369억원, KT서브마린 등 지분을 팔아 527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5242억원가량의 자구안을 실행 중이다.
자구계획안 중 2조2000억원으로 가장 덩치가 큰 S-OIL 지분 매각은 아람코와 협상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이 자구책을 내놓은 지난해 12월보다 S-OIL 주가가 하락하면서 2조2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 현재 1조7000억원까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람코와 지분매각을 두고 가격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동부 구조조정 포스코가 '키' 쥐어
동부그룹 구조조정은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조금씩 보이고 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금융당국, 채권단과 일부 사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2015년까지 3조원 규모 자금조달 자구계획을 내놓았다. 핵심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당진발전 매각 △동부하이텍 매각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동부특수강 및 동부제철당진항만 매각 등이었다. 이 중에서 동부그룹은 21일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본계약을 할 계획이다. 첫 번째 가시적인 성과다. KTB PE는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31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까지 포함한 총 인수금액은 6700억원이다. 동부특수강과 동부제철당진항만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지분 100%를 각각 1100억원과 1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동부하이텍도 매각이 진행 중이다.
현재 투자안내서를 발송한 상태로 6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동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자산 중 규모가 가장 큰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은 포스코가 패키지 인수를 전제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 발전 개별 매각을 원했지만 채권단은 개별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 포스코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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