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여야 지도부가 첫 행선지로 각각 대전과 수원을 택했다. 여당은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중원'격인 충청을, 야당은 '수도권 전승'을 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경기를 시작으로 세를 불리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 참석, 세월호 참사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새로운 충청을 만드는 데 표로 지원해주길 부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경기도 수원의 김진표 경기지사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이번 6·4 지방선거의 핵심이 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與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 거듭 사과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이번 선거에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충청에서부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역대 선거에서 대전, 충남·북을 비롯한 중원이 전체 승패를 좌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통했던 만큼 세월호 참사로 불리해진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지사 출신인 이 비대위원장은 "대전에서 첫 회의를 하는 것은 충청권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한껏 치켜세우며 "충청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인식하고) 표로 지원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최경환 공동위원장은 "8년 전 박성효 대전시장을 당선시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전은요'라며 애정표시를 했는데 지금도 그런 마음을 간직할 것"이라면서 "이제는 박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아울러 세월호참사가 이번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선거 이슈의 국면전환에 공을 들였다.
서 위원장은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일부 정치권에 이번 국란의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데 대단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野 "국민적 분노가 표심에 반영돼야" 심판론 띄우기
새정치연합은 수도권 3곳 가운데 열세상황에서 최근 박빙까지 좁힌 경기도지사 선거에 첫날 당력을 쏟으면서 수도권 석권을 다짐했다.
지도부는 이날 수원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당 선거대책위 발대식을 겸한 '안전한 나라 만들기, 국민안전지키기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선거 현장으로 나갔다. 김 대표는 수원 방문 이후 안성과 안양, 과천, 성남 등 경기 주요 지역 출마자들 지원유세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가 무능한 정부를 단죄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는 "모두가 죄인이라고들 하지만 반성해야 할 죄인이 있고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이 있다"며 세월호 참사 책임에 있어 경중이 있음을 부각시켰다.
그는 "선거가 있어야 변화가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돈과 탐욕보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 관료가 조직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 사람 귀한 줄 알고 국민 귀한 줄 아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도 "이번 선거 승패는 정당과 후보자가 얼마나 국가와 사회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졌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표심을 구했다.
'앵그리맘'의 대표격인 박 원내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될까봐 보내지 못하는 엄마들의 마음을 담아 국민을 지키는 선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선거가 돼야 한다"며 "(6·4 지방선거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경고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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