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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후보, 세월호 네 탓 공방 속 차이 뚜렷한 민심 행보

인천시장 후보, 세월호 네 탓 공방 속 차이 뚜렷한 민심 행보
새누리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25일 새벽 계양산 연무정 앞에 오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 송 후보는 맨발이 된 상태로 성큼성큼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인천시장 후보, 세월호 네 탓 공방 속 차이 뚜렷한 민심 행보
새누리당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 네번째)등과 25일 인천 부평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유정복 후보의 지원유세에 참석해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6·4지방선거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유정복,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는 공식선거기간 첫 주말 유세에서 바닥 민심잡기에 주력하면서도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정치행보나 삶의 궤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두 후보는 주말 유세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폈다. 유 후보는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유력 정치인과 탤런트와 대거 동행해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반면 송 후보는 산행과 숙박투어를 진행하며 시민들과 교감을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맥의 유정복…유명인 대거 동원

지난 24일 오전, 제33차 인천지구JC 현역·특수회 회원합동체육대회에 참석한 유 후보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른 일정부터 탤런트 심양홍, 이수나가 동행해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5~60대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오후 2시 30분부터 인천 부평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유정복 후보의 지원유세도 화려한 인맥들로 채워졌다 . 새누리당 황우여 전 대표부터 시작해 새누리당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 탤런트 서인석 등이 참석해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인제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주시겠습니까"고 말하며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통하는 유 후보를 지지하며 '박심'을 강조했다. 유 후보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현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등장했다. 한 전 총장은 "인천에 거주하시며 이사를 고려하시던 아버지께서 정복이가 시장이 된다면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하실 정도로 신망 두터운 친구다"고 유 후보를 소개했다.

황우여 전 대표도 전날에 이어 25일 오전에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 유세에도 유 후보와 동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맨발의 송영길…악수 거절에도 꿋꿋

송 후보도 이날 새벽 계양산 연무정 앞에 오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 그리고 맨발이 된 상태로 성큼성큼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그는 유 후보가 계양산 입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1시간 45분 전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해 정상에 오를 때까지 맨발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펼치는 자신만의 의식이었다.

송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가끔씩 맨발 산행을 한다. 더구나 저번 총선 때는 우리 당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엔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등산객은 맨발로 뛰는 현직 시장을 보고 재미있어 하는 반응이었다. 중간에 마주친 한 여성 등산객은 "시장님 이 시간에 웬 일이세요? 어머, 맨발이시네!"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에서 내려오다 송 후보와 마주친 용인대 글로벌 체육관 원생들도 마냥 신기해하는 반응이었다.

다른 유세지에서도 송 후보는 적극적으로 시민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결과가 늘 좋은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청한 악수를 거절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지만 ??하게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25일 서구 서곶근린공원 운동장에선 여중생들과 기념촬영을 시도했을 때 학생들이 자꾸 얼굴을 가리며 촬영에 응하지 않았지만 송 후보는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터진 세월호 네 탓 공방

두 후보의 유세는 계속 대조적으로 흘러가다 결국 세월호 문제에서 부딪혔다. 세월호 사고를 놓고 서로 상대의 책임을 묻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송 후보였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당 후보의 지지도가 전반적으로 내려간 점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선거 운동 일정 중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관련된 자리에 가면 추도사를 하면서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해 책임론을 주장했다.

송 후보는 지난 24일 고남석 연수구청장 후보 사무실에서 "유 후보는 본인의 장관 경력을 내세우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장관 경력 중 하나는 이번 세월호 사고에 큰 책임이 있는 안전행정부 장관이다"라고 유 후보를 비판했다. 강병규 현 안전행정부 장관이 취임한 게 지난 4월부터인 만큼, 현 장관보단 상대적으로 장기간 안행부를 담당한 유 후보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양심 있는 정치인이라면 선거에 이런 참사를 이용하면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후보는 "세월호 사고에 지방정부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이 배가 바로 인천에 있는 청해진 해운의 선박이다. 그런데 송 후보는 이 배에 직접 물류대상을 줬고 수상 과정에선 로비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와 수상을 취소한 일도 있었다"라고 역공을 펼쳤다.

210588@fnnews.com 양창모 박나원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