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0억원 규모인 어린이 해열진통제 시장이 국내 제약사 제품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해 7월 '어린이 타이레놀시럽'(한국존슨앤드존슨) 제조 중지 처분 이후 '부루펜시럽'(삼일제약), '맥시부펜시럽'(한미약품), '챔프시럽'(동아제약) 등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어린이 타이레놀시럽은 지난 1월부터 판매가 재개됐지만 좀처럼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어린이 해열진통제 시장에서 지난해 4·4분기 50%를 점유했던 부루펜시럽은 올 1·4분기에 점유율이 55%로 확대됐다.
또한 챔프시럽과 맥시부펜시럽은 2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2위 자리를 앞서거니뒤서거니하고 있다. 반면 부루펜시럽과 2강 체제를 유지했던 어린이 타이레놀시럽은 5개월의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마치고 지난 1월 판매를 재개했지만 성적은 시원치 않다.
국산 제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타이레놀의 행정 처분에 대한 반사이익과 함께 안전성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챔프시럽은 대체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챔프시럽은 무색소와 무보존제를 사용했고, 개별포장으로 변질 우려를 없애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타이레놀 사태로 안전성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에게 1회용 포장으로 재복용 우려를 없애 호응을 얻었다.
맥시부펜시럽은 국내 최초 유소아 임상을 거친 제품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약국가에서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맥시부펜은 기존 해열진통제 성분인 이부프로펜에서 실제 약효를 나타내는 덱시부프로펜 성분만을 따로 떼어내 개발한 어린이 해열시럽제다. 이부프로펜 및 아세트아미노펜 성분보다 해열, 진통효과가 빠르고 적은 양으로도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 위장장애, 간독성 등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어린이 타이레놀시럽은 1·4분기 약 10% 점유율에 그쳤다. 지난 1월 기존 제품과 달리 포장상자 윗면에 '타이레놀 반세기 역사 마크'와 전면에 '어린이 안전용기 마크'를 새기는 등 안전성을 강화해 리뉴얼 판매에 나섰지만 매출 회복을 못하고 있다.
아직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안전성에 민감한 어린이용 제품이고 판매 중지 기간이 5개월에 달해 실적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타이레놀시럽이 전량 회수된 이후 국내제약사의 다양한 제품들이 주목을 받았다"면서 "타이레놀시럽의 판매 재개가 늦어 당분간 어린이 해열진통제 시장에서는 국산 제품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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