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5%가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인 '손 피부병'도 조기 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는 2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손이 보내는 피부건강 SOS, 손 피부병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 은희철 회장(서울대병원 피부과)은 "'주부습진'이라는 별칭에서 느껴지듯 손 피부병은 일반인들에게 매우 흔하고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하지만 손 피부병을 방치하면 만성화돼 장기간 고통받을 뿐 아니라 직업활동에까지 영향을 주는 심각한 질환이므로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피부병이란
손 피부병은 접촉피부염(자극접촉피부염 및 알레르기접촉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한 포진, 건선, 수부백선(무좀) 등을 포함해 손 부위에 발생하는 피부 질환을 말한다.
원인은 화학물질이나 물질적 자극물질에 대한 노출과 같은 외인성 요인과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유전적 요인 등 내인성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자극접촉피부염, 알레르기접촉피부염 등은 외인적 손 피부병이며 한포진, 아토피 피부염 등은 내인성으로 구분된다.
특히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만성화되면 피부가 가죽처럼 두껍고 딱딱해져 주름이 뚜렷해지는 '태선화'가 진행된다. 따라서 질환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매년 인구의 약 10%가 평생 적어도 한 번 이상 손의 피부병을 겪으며 인구의 약 5%는 항상 손 피부병을 앓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조사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총 2767억원이었던 손 피부병 진료비는 2013년 658억 증가한 3425억원이었다. 환자수는 2008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해 2013년에는 약 769만명의 환자가 손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전국 25개 병원 피부과를 내원한 손 피부병 환자 1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67%는 손 피부병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과 불이익이 있으며 63%는 직업과 관련된 활동 시 대인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손 피부병으로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경험한 사람도 47%에 달했다.
■어떻게 치료하나
자극 접촉 피부염은 일정한 농도 이상의 자극이 원인이다. 세정제, 비누, 채소나 공업용 용제, 불산, 시멘트, 크롬산, 페놀, 아세톤, 알코올 등이 원인물질로 작용한다. 특히 아토피부염 환자에게 잘 발생한다. 자극물질에 접촉 후 수 분 내에 따가움증이 발생한다. 이후 홍반과 부종이 생기고, 심한 경우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원인 자극물질을 알아내고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극물질에 노출된 경우 물이나 중화제로 씻어내고 피부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젖은 드레싱(wet dressing)을 해주고 진물이 멈춘 후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를 한다.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은 세제, 고무, 금속 등 특정 물질에 대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특정 사람들에게만 생긴다. 접촉됐을 것이라 생각되는 모든 물질을 파악한다. 원인을 찾기 힘들 경우에는 패치검사를 통해 판독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의 주요 원인은 니켈, 수은, 코발트, 치메로살 순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은 음식물이나 흡입물질 등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피부에 가려움을 동반한다. 습도의 변화, 알레르기항원 노출, 과도한 땀분비, 스트레스,자극물질 노출 등에 의해 악화되며 가려움증이 지속되면 피부를 지속적으로 긁게 된다. 급성으로 악화됐을 때는 치료제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한포진(물집손피부염)은 손에 크기가 다양한 물집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일차적인 치료제로 효과가 강한 국소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2~3주간은 가장 강력한 국소스테로이드를 매일 바르고, 이후에는 주말에만 바르며 주중에는 약한 스테로이드를 바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수부백선 백선증은 피부사상균이 감염을 일으킨다. 급성염증이나 이차감염이 있으면 우선 습포를 하고 항생제와 국소스테로이드를 사용한 후 진균에 대한 치료를 해야 한다.
■손 피부병을 예방하려면
일할 때는 표백제, 세정제, 기타 사용하는 화학성분 제품이 손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요리할 때도 채소, 과일즙이나 생고기 등은 직접 손에 닿지 않게 조심하는 게 좋다. 설거지를 할 때도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끼면 도움이 된다. 또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가능하면 15분 이내로 물과의 접촉을 줄이는 게 좋다.
손을 씻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비누를 사용할 때는 비누기가 피부에 남지 않게 깨끗이 씻고 항상 손가락 사이를 잘 건조시킨다.
또 씻고 난 후에는 3분 이내로 보습크림이나 연고를 발라준다. 손 피부병 발병 후에는 전문의를 찾아 치료해 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손톱은 짧게 유지하고 손을 긁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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