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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진단] “권력분립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가야”

[정책진단] “권력분립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가야”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 정치사의 근간을 바꿀 '개헌 논쟁'이 세월호 참사 이슈에 묻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가 지난 23일 대통령 6년 단임제와 국회 양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최종안을 발표했지만 세월호 정국 터널을 지나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한 것. 최종안에 대해 여야 155명의 의원이 소속된 '개헌추진 의원 모임'은 '4년 중임제와 단원제 유지'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의견을 달리했지만 개헌 논의는 예상 일정보다 밀리는 형국이다.

절차상 개헌발의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지만 6·4지방선거 이후 국가개조론과 함께 개헌논쟁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7일 개헌추진 의원 모임의 간사이자 여야 의원들이 개헌 전문가로 공인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57·사진)을 만나 개헌의 핵심 쟁점과 앞으로 남은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우 의원은 "갈등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은 정치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해결할 열쇠가 바로 개헌"이라며 연내 개헌안 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음은 우 의원과의 일문일답.

―자문위 최종안과 개헌 모임 의원들 간 시각차가 있다. 대표적으로 최종안은 6년 단임제를 제시했는데 개헌모임이 4년 중임제를 주장하는 배경은 뭔가.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5년 중임제를 택하고 있다. 단임제는 기본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의 우려가 있다. 자문위에서는 과거 우리나라 역사에 비춰 대통령 '연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행대로 5년 단임제는 짧으니까 1년 임기를 연장하는 차선책을 찾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권력 분립이라는 개헌의 본래적 목적과 책임정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중임제가 더 적합하며 국민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을 모두 감안해 4년 중임제를 주장하는 것이다.

―국회 의회구성 관련 자문위는 양원제를, 개헌 모임은 단원제를 주장하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론적으로나 장기적 관점상으로 양원제가 타당하다는 걸 인정한다. 앞으로 통일국가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남북통일에도 대비하고 남북 간 지역대표성을 감안해서라도 양원제가 더 맞는 체제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서 도입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대한민국만 놓고 보면 국토나 인구 규모가 크지 않고 국민들도 동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양원제를 하면 기본적으로 의원수가 늘어나는데 이에 대해 당장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해 우선은 단원제를 하자는 것이다.

―내각제 도입이 정치적 혼란을 가져오고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정치를 안정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에 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나라와 같이 분단을 겪었던 독일의 예를 보면 내각제도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한 독일식 '건설적 불신임제'와 '총리의 신임요구권'은 자문위에서도 제안한 내용이고 개헌추진 모임에서도 동의했다. 독일의 내각제가 안정적인 것은 현재 총리를 불신임하려면 하원에서 재적과반수의 동의로 후임자를 먼저 선출해야 한다는 건설적 불신임제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총리는 신임요구권이 있어서 정국이 불안하거나 내각제 개편이 필요할 때 재신임을 물을 수 있다. 그래서 독일에선 아데나워부터 메르켈까지 총리들이 모두 7년 이상 안정적으로 재임했다.

―개헌 도입과 총선 주기를 맞춰야 한다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다른 나라의 예를 봐도 국회 임기는 4년이지만 대통령 임기가 5년인 나라도 있다. 대통령은 국가의 어른을 뽑는 것이고, 국회의원은 일하는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주기가 일치할 필요는 없다. 굳이 임기를 맞추자면 국회의원 임기를 한시적으로 줄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개헌이 더 중요한데 여야가 합의하고 국민들이 동의하면 의원들이 꼭 임기를 채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회 내 개헌 찬성 여론은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남은 숙제는.

▲우선 개헌안을 국회에서 발의라도 하면 국민들이 집중할 것이다. 하반기 정기국회에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분권형으로 하자, 총리는 국회에서 뽑자'라는 큰 틀에 동의했는데 이것도 상당한 진전이다. 현실적으로 올해를 넘기면 쉽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낼 것이다.
여야 간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는 게 쉽지 않지만 낙관적인 것은 17·18대 국회 때보다는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차기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정의화 의원도 지금 개헌추진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국회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약력 △57세 △전라남도 광양 △ 전남대 법학 학사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전남대 법학 박사 △17·18·19대 국회의원(전남 광양시 구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