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금융특구로 지정하는 노력 등을 통해 금융허브의 새판을 짜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03년부터 추진한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이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새로운 전략과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것.
유재원 건국대학교 교수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한국국제금융학회와 전국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국의 은행 국제화와 동북아 국제금융센터 현주소' 세미나의 주제발표 자료인 '동북아금융허브로서의 한국의 경쟁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여의도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수도권에 부과되는 다양한 규제 및 제한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금융과 같은 네트워크 산업의 경쟁력 원천인 응집효과(agglomeration effect)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 한국의 법인세율(22%)이 상대적으로 높고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인센티브 정책이 부재하다"며 "노동시장의 유동성 결여나 정치적 간섭, 규제의 불투명성과 같은 제도적 장벽이 철폐될 가능성이 낮아 금융허브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금융허브 정책이 크게 후퇴했으며 서울 부산 2개 금융중심지 전략으로 구심력이 약화되면서 금융허브의 추진동력도 힘을 잃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인구의 고령화와 자산증가에 따른 자산운용업의 확대, 경상수지 흑자에 기초한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활용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금융허브정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분야의 기술력 우위를 활용해 역내결제시스템 개발, 글로벌 금융센터간의 연계망을 강화하는 한편 무역진흥회의와 같이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국가전체의 역량이 집중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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