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해 경찰관서에 인치할 때까지 원칙적으로 피의자의 손을 뒤로 한 채 수갑을 채우는 '뒷수갑'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시민단체는 '과도한 공권력 집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수갑 등 사용 원칙'을 제정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법률과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대통령령,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등 경찰청 훈령 등에 산재한 수갑 관련 규정을 정리해 묶은 것이다.
우선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해 경찰서와 파출소 등으로 인치할 때와 호송할 때는 원칙적으로 뒷수갑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도주나 자살·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우려가 적은 경우에는 앞으로 수갑을 채우는 '앞수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경찰관서에 피의자를 인치한 후 긴급 상황이 끝났다고 판단되면 앞수갑으로 전환키로 했다.
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일 때에는 수갑 사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질렀거나 도주, 자해 등의 위험이 있다고 보이면 예외적으로 앞수갑 또는 의자 등에 한쪽 수갑을 채워놓도록 했다.
화장실에서 피의자가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침도 마련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 한쪽 수갑 만을 해제하고 용변 중 화장실 안의 인기척을 느낄 수 있는 거리에서 감시토록 했다. 여성 피의자는 여경이 동행하도록 하고 부득이하게 남성 경찰관이 동행할 때는 화장실 밖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수갑 사용 원칙은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강한 공권력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보조적인 것을 예외로 한다는 것은 거꾸로 가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수갑을 채웠다가 경찰관이 폭행당하거나 자해 시도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피의자를 체포할 때 뒷수갑이 앞수갑보다 훨씬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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