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전선익 특파원】 미국 최고의 부자들이 몰려 사는 캘리포니아주 베버리힐즈시의 랜드마크인 베벌리힐즈 호텔이 지난 4월부터 계속되는 보이콧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고 CNN머니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12년 5월에 개장된 이 호텔은 베버리힐즈시 보다도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미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호텔이다.
그간 헐리웃 스타들과 유명한 재력가들에게 사랑받아온 이 호텔은 소유주인 돌체스터 콜렉션이 부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소유로 밝혀지면서 보이콧이 시작됐다.
부루나이는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샤리아법(Shariah law)을 채택한 나라다.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이를 승인해 지난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은 동성애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잔혹한 이 법은 유엔인권위원회와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베버리힐즈 호텔의 보이콧도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시위에서 시작됐다.
미국 소수 동성애자 지지단체인 길 액션 펀드가 4월 콘퍼런스 예약을 취소하면서 시작된 보이콧은 헐리웃 스타들과 각계 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참여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브라이언 앳우드, 피터 솜 등 유명 의류 디자이너부터 미국 토크쇼 진행자로 유명한 제이 레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까지 보이콧에 앞장섰다.
베버리힐즈 시 당국도 브루나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베버리힐스시 의회는 샤리아법을 "극도로 비인간적"이라 규정하고 브루나이 정부가 이 법을 폐지하지 않을 경우 호텔 소유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이 호텔을 1987년부터 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ije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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