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올들어 5월까지 중국의 88개 대형 철강회사 중 26개(약 30%)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철강산업의 위기감이 고조 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이들 기업의 적자 규모도 89억3100만위안(약 1조4520억원)에 이르면서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임박한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중국강철공업협회에 따르면 88개 대형 철강회사의 올해 1~5월 총매출은 1조5036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0.95% 상승했으나 순이익은 17억5400만위안으로 46.55% 하락했다.
이 중 철강 생산량이 500만t 이상인 대표적인 철강회사의 경우 5개월간 영업이익은 33억2700만위안으로 매출액 순이익률이 0.31%에 그쳤다. 18개 회사의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했고 9개 회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강철공업협회 츠징동 부비서장은 "철강업계는 이미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철강산업은 부동산, 건설, 기계, 자동차산업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중국의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상당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과잉 생산문제까지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이로인해 기업의 수익이 손익분기점에서 맴돌고 있다.
또한 철강회사들에 대한 디폴트(기업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되면서 은행들로부터 장기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 산시성 최대 민영 철강기업인 '하이신' 그룹이 만기가 도래한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중국강철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대형 철강회사의 기간비용은 1020억9000만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9% 올랐으며 판매비용은 163억3000만위안으로 18.9% 증가했다. 특히 재무비용도 92억8000만위안이나 늘었다.
결국 은행으로부터 장기대출을 받지 못한 철강회사들이 단기대출을 늘리면서 재무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철강관련 사이트인 '마이스틀닷컴'의 쉬샹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철강회사의 원가는 낮아졌지만 철강업계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2·4분기 철강 수요는 예상보다 낮았고 심각한 재고 문제는 철강업계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한 층 낮추는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츠징동 부비서장은 "철강에 대한 고정 수요가 남아있고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어 최악의 순간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가 큰 변수로 남아있다"고 말해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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