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로 찜통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달궈진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지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로 인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처럼 푹푹 찌는 혹서기에는 건강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임경리 과장은 14일 "무더위로 인해 우리 몸의 체온조절 시스템에 과부하가 가해지면 열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특히 무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므로 만성질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열 질환은 예방이 중요
열과 관련된 질환으로는 열피로(일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사병 등이 있다.
더운 곳에서 장시간 햇볕을 쬐면 일사병에 걸린다. 이는 수분이나 염분 결핍으로 나타난다. 토할 것 같은 느낌과 어지러움, 두통, 경련 등이 일어나며 기온이 제일 높은 오후 2~3시 경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더운 환경에서 그늘지고 선선한 장소로 이동해 꼭 끼는 의복은 느슨하게 해주며 가능한 의복을 제거해야한다. 의식이 있으면 입으로 1리터의 수분을 섭취하며 쉬도록 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된다. 열사병은 체종조절중추가 능력을 상실해 몸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경우를 말한다.
일사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오히려 피부는 뜨겁고 건조해 땀이 나지 않는다. 호흡이 얕고 느리며 혈압이 떨어지기도 한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는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며 의식이 없는 환자인 경우 기도유지와 호흡보조를 해주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기 위해 의복을 제거하고 팬(fan)을 이용하거나 분무기로 피부에 25도 정도의 물을 뿌려주는 게 좋다.
열실신은 노인이나 더위에 적응이 잘 안 되는 사람에서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돼 생기는 가벼운 실신 증상을 말한다. 열경련은 더위 속에서 장기간 운동했을 때 땀을 많이 흘린 후에 발생하는 근육의 경련을 말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전해질이 들어있지 않은 물만으로 수액을 보충해 저나트륨증이 오면 더 흔하게 생긴다. 치료는 시원한 곳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안정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먹거나 정맥투여하면 회복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열실신과 열경련은 비교적 가벼운 열관련증후군이지만 열피로와 열사병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항상 심한 쪽을 염두에 두고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로 수분 보충해도 좋아
무더위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자주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물이나 과일주스 등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되며,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삼가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남보다 무더위를 더 많이 타거나 쉽게 더위에 지치는 체질이라면 생맥차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생맥차는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물에 달여서 물처럼 마시면 된다.
서울시 북부병원 한방과 최방섭 박사는 "가정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맥차는 사람의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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