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발굴 현장 전경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사적 제297호) 발굴 현장에서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유구(도로 흔적)와 주거지 등이 대거 출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한성 백제 왕도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몽촌토성 북문 내부 내성농장 일대 3500㎡를 대상으로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백제 주거지·도로 유구, 통일신라 집자리·우물 등 지난 2000년의 역사 흔적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시대별 유구와 유물을 다수 발견했다.
토성 북문 안쪽에서는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레바퀴 자국이 선명한 도로유구 2기가 발견됐다.
도로유구 2기는 앞으로 왕성 내·외의 도로망, 공간 구획 등 백제왕도의 구성과 도성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박물관측은 설명했다.
도로는 2기 모두 노면(路面)과 양쪽의 측구(側溝, 배수구)로 이뤄졌다. 황갈색 점질토와 잡석 부스러기를 다져 노면을 조성했고, 도로 양쪽에 조성된 측구는 단면 U자형으로 굴착해 만들었다.
확인된 도로 길이는 1호 약 600㎝, 2호 약 800㎝이며 노변 너비는 290~310㎝다. 측구는 너비 160~290㎝, 깊이 40~80㎝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들 도로 노면에 남겨진 뚜렷한 수레바퀴 자국으로 백제시대 교통·운송수단으로 수레가 많이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백제 도로유구 및 수레바퀴 자국 모습
또 도로 진행 방향으로 길이 390㎝, 너비 60㎝ 안팎의 석축 배수시설이 발견됐다. 이 지점에서는 백제 고배(굽다리접시), 단경호(짧은목단지), 뚜껑 등 백제시대 토기 조각도 출토됐다.
통일신라 문화층 바로 아래에서 발견된 백제 주거지에서는 중국 동진~육조시대 청자항아리, 사발, 전달린토기, 세발토기, 그릇받침, 뚜껑 등의 백제 토기류 조각과 그물추, 구슬 등이 출토됐다.
백제문화층 위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생활 양상과 취락 경관을 보여주는 집터 23기와 석축우물 1기, 도로 유구 1기 등 마을 유적이 확인됐다.
20기가 넘는 주거지가 확인된 통일신라시대 마을의 집자리는 평면 장방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내부에서는 온돌시설, 기둥구덩, 부석(敷石, 돌을 1~2겹 깔음)시설 등이 확인됐고, 출토 유물은 토기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편 사적 제297호인 몽촌토성은 성벽 둘레 약 2.3km, 면적 약 52만7000㎡의 규모로 현재는 잘 정비된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이 조성된 근린생활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몽촌토성 발굴조사는 8월 초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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