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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카고, 강등 통보에 간부, 평소 친하던 CEO 권총 살해후 자살

【 로스앤젤레스=진희정 특파원】 미국 시카고에서 강등 통보에 앙심을 품은 간부 직원이 상관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생했다.

AP통신과 USA투데이는 체인 레스토랑 물류 관리기술회사인 애로우스트림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앤서니 드프란시스(60)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스티븐 라보이에를 총격하고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경찰서 개리 맥카티 서장은 "두 사람이 CEO 집무실에서 개인적 미팅을 하다가 사건이 발생했고 현재 라보이에 CEO는 중태"라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CEO가 범인의 9㎜ 반자동 권총을 빼앗으려 몸싸움 하던 중에 총격이 발생했다"며 "결국 범인은 피해자의 머리와 복부를 쏜 뒤 자신도 같은 총기로 자살을 시도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드프란시스의 범행 동기는 최근 회사 감축 과정에서 자신의 직책이 강등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인 애플비와 아이홉(IHOP), 패스트푸드 체인인 파파이스, 웬디스, KFC 등 유명 업체에 물류를 공급하는 애로우스트림스는 지난 2000년 창립했다. 드프란시스는 회사 창립 1년뒤인 2001년 입사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모두 일리노이주 배링톤의 교외지역에 거주해 왔다.

시카고 트리뷴지에 익명을 원한 제보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범인과 함께 출근했다는 다른 제보는 "정말 열심히 일한 사람으로 기억한다"며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으로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현지 언론에 털어놓았다.

사건 직후 출동한 시카고 경찰은 현장을 통제했으며 경찰특공대(SWAT) 등이 17층 현장으로 진입했으나 총상을 입은 라보이에와 자살을 시도한 드프란시스는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사무실 바닥에 누워있었다.


사건이 발생 빌딩 10층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은 "오전 10시경 빌딩 보안요원으로부터 장내 방송과 e메일을 통해 사실을 알게 됐으며 자신의 책상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건물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사람들이 서성거렸다. 몇 분이 지난 뒤 장내 방송을 통해 이제 안전한 상황이며 건물을 나가도 된다는 말을 듣고 나왔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jhj@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