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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 세계를 품다] (6·끝) 기업은행 해외지점 첫 여성책임자 박선미 런던지점 과장

[한국금융 세계를 품다] (6·끝) 기업은행 해외지점 첫 여성책임자 박선미 런던지점 과장

【 런던(영국)=성초롱 기자】 은행권에서 '여풍(女風)'의 중심에 있는 기업은행이 해외에서도 '여성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달 말 단행된 하반기 인사에서 영국 런던지점에 첫 여성 책임자가 탄생한 것.

기업은행 역사상 중국지점을 제외한 해외지점에서의 첫 여성 직원이란 타이틀의 주인공인 박선미 과장(33·사진)은 '여성 행장' 시대에 혜택을 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답했다.

"솔직히 처음 은행에 입행했을 때만 해도 여자가 영어권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성 행장 시대에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그는 발령 후 소감을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표현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기회가 주어졌다는 설렘과 '첫 여성 책임자'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압감에서 오는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박 과장은 자신이 여성 후배들에게 향후 주어질 수 있는 기회 여부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은행에서 여성 선배들이 주요 직책을 맡는 등 조금씩 진보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시작 단계에 제가 있다고 봅니다. 유럽지역 첫 여성직원으로서 초석을 잘 마련해야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다만 박 과장은 아직까지 여성이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는 점에 대한 한계는 일부 인정했다. 화상으로 진행되는 월례회의가 새벽에 진행되는 점 등이 여성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역시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했다.

지난 2004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박 과장은 글로벌사업부와 외환사업부, 여의도지점 등을 거친 후 이번에 런던지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번 런던지점 발령에서는 외환업무 전문가라는 배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입행 후 외환관리사와 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CDCS) 등 자격증과 어학에 대한 자기계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은행권 여풍시대의 수혜자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항상 준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런던지점에서 근무하는 앞으로의 3년간 그동안 한 번도 담당하지 않았던 조달·운용 업무를 목표로 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