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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에 휘청...경기부양책 나오나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순이익이 최대 716%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이 재고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상하이, 선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부동산 기업 중 50개가 올해 상반기 기업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개 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줄거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자폭이 가장 큰 중국 항저우의 대표적 부동산 업체 '지아카이청'은 1억2700만위안(약 2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순이익이 716%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항저우의 경우 자아카이청 외에도 빈쟝 그룹과 송두 주식회사의 순이익이 각각 51.67%, 46.53% 하락했다. 이 외에도 대부분 부동산 업체들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1위 업체인 완커는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이 5.55% 증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22.31%)에 비해 4분의 1로 줄었다.

무엇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부동산 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인하, 부동산 프로젝트 양도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빈쟝그룹은 항저우 등 1선도시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고급 부동산을 정리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순이익이 최대 60%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상해중홍그룹, 상해장쟝 테크노파크 부동산회사, 와이가오치아오 보세구역 발전회사 모두 자사 명의로 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상하이 소우팡 데이터컨트롤센터에 따르면 이번달 상하이에서 139개 부동산 단지가 가격 할인에 들어간데 이어 9~10월에도 가격인하를 통해 재고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오 그룹 차이쉐메이 부회장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지금 개발업체들이 경쟁할 수 있는 것은 가격밖에 남지 않았다"면서도 "가격 책정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올해 중국의 7.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중국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7.5%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인민은행과 지방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근거로 최근 중국 당국의 관련 대책에도 부동산 거래가 줄고 신규대출도 감소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완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니에쥔 이코노미스트와 차오광예 연구원은 "단기 및 장기 수요을 감안할 때 이번 부동산 경기 침체는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중국의 단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7.5%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인민은행과 지방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