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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킹그룹 ‘어나니머스’ 사칭해 정부협박한 학생일당 재판에

국제해킹그룹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며 정부 사이트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고교생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정수)는 국제해킹그룹 어나니머스를 사칭하며 정부를 사이버공격하겠다고 협박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대학생 우모씨(22)와 고교생 강모군(17)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또 중학생 배모군(14)은 소년부에 송치됐고 주범으로 알려진 필리핀인 J군(15)은 기소중지됐다.

이 네 사람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정부 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페이스북 대화로부터 비롯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3월 페이스북에서 대화하던 중 강군이 어린이집 원장의 폭행으로 눈을 많이 다친 어린이 사진을 제시하며 정부를 비난하자 J군이 해킹을 제안하면서 범행을 모의했다.

이후 강군은 배군에게 어나니머스 동영상을 만들라며 공격 개시일을 정하고 배군은 J군이 작성한 영문을 동영상에 넣었다.

배군은 올해 3월 16일 유튜브 사이트에 어나니머스 가면을 쓴 외국인이 영어로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했으므로 4월 14일 대한민국 정부를 공격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5일 후 해커들이 자주 이용하는 자료공유 사이트인 페이스트빈에 한국정부, 청와대, 국가정보원, 여성가족부, 국세청 등 5곳을 공격대상으로 삼겠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J군은 같은 달 18일 7차례에 걸쳐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웹사이트에 침입하려고 했지만 차단시스템에 막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이버 공격 예고가 언론에 보도된 후 다른 어나니머스들이 공격 계획을 부인하자 3월 23일 사이버 공격 계획을 철회했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J군을 제외하고 강군 등 3명은 해킹 실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