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홍재 특파원】 과잉설비투자와 수요 감소 등으로 중국 철강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철강가격이 1근(500g)에 1.4~1.5위안(약 234~250원)까지 하락하면서 배추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4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고속선재 가격은 t당 3113위안, 건축용 철강재 'HRB 400'은 3020위안, 열연강판은 3226위안을 기록했다. 이를 500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각각 1.41위안, 1.51위안, 1.61위안으로 배추값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철강가격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0년만이다.
중국 온라인 건축자재 거래사이트 '시번신칸센'에 따르면 올해 1월2~9월2일 중국내 철강종합가격지수는 t당 2980~3600위안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2004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란거철강정보센터 장린 연구원은 "철강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과잉설비투자와 함께 시장 수요가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종의 수요가 급감했다.
건축용 철강재의 경우 2008년 5월 가격인 t당 5000위안까지 올랐지만 현재 3000위안 수준을 맴돌고 있다. 다만 철강재의 원자재인 철광석과 코크스의 가격 하락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철광석은 2008면에 t당 200달러를 기록했지만 현재 80~90달러 수준이며 코크스도 2008년에 t당 3000위안에서 지금은 1060위안으로 떨어졌다.
시번신칸센의 치우웨청 애널리스트는 "철강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철강 제조기업들의 매출은 줄었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다"면서 "원자재 가격의 하락폭이 철강가격 하락폭보다 커 최근 철강기업들이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내 철강생산량이 다시 늘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주요 철강기업의 하루 생산량은 전월대비 0.53%늘어난 182만9500t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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