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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 해외 상업용부동산으로 판로 넓힌다

국내 은행권이 상업용부동산 대출 확대를 위해 인원 보강 및 영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국내 투자물건의 부족, 해외의 광대한 시장규모 및 수익성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연기금이나 금융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최근 규제 강화로 안해 유럽 금융권이 대출을 축소하는 등 시장환경이 변화하자, 대출 부문에서도 금융기관의 역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부동산금융 현안시리즈'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지난 2013년 이후 반기당 20~30개 가량 신규 설정될만큼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13년 이후 부동산펀드 설정금액의 28% 가량을 해외 부동산펀드가 차지하고 있다.

2011년 이전 국민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중심이었던 연기금의 해외 투자도 우정사업본부와 각종 공제회 등으로 투자기관이 확대되는 추세다.

하나금융연구소 손정락 수석연구원은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영업은 금융주선, PF대출, 유동화, 미분양담보대출확약과 같은 부동산 PF 위주였으나, 최근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증권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본 도쿄 니시카사이 쇼핑몰과 요쓰야빌딩, 영국 런던의 워터사이드빌딩 등을 매입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 투자물건이 부족하고, 수익률 정체가 투자확대되는 등의 장애요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연기금의 대체투자가 확대되는 등 투자재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상업용부동산 투자시장은 오피스 등 일부 우량물건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것.

특히 최근들어 호텔, 물류시설, 주택 등으로 투자대상이 확대되고 있으나, 공급 과잉 가능성(호텔)과 책임임차 제한(물류), 기관 투자시장 비활성화(주택) 등 걸림돌이 존재하는 것도 제한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손정락 수석연구원은 "우량 투자물건의 매입경쟁이 지속되면서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6% 수준에 정체돼 있고, 상가, 오피스텔 등 기타 자산의 평균 수익률도 유사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에 비해 해외 주요국의 상업용부동산 시장 규모는 매우 큰 편이다.

해외 주요국의 상업용부동산 기 투자자산은 국내의 6~12배에 이를 정도로 크고, 투자가능자산을 포함한 전체 시장규모는 투자자산의 평균 4배에 이른다.

이미 금융위기 직후 급감했던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거래는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위기 이전의 92% 수준까지 회복했다. 손 연구원은 "금융위기 여파로 최근 5년간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평균 수익률은 6.5%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1년만 보면 수익률이 8.1%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물건이 표준화되어 있는 상업용부동산을 대상으로 해외 부동산 대출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외환은행은 룩셈부르크 투자자가 매입한 런던오피스에 4700만 파운드를 금융주선한 데 이어 현재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타 금융기관에서도 해외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상업은행 내 투자은행 업무(CIB)의 확대를 추진 중인 신한은행에선 최근 해외 상업용부동산 금융주선 전담 인력을 배정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물건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에서도 최근 투자은행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주요국을 대상으로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대출 영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글로벌 PF 금융주선 부문의 강자인 산업은행에선 자회사인 대우건설이 시행하는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에 2억불을 금융주선하며, SOC 위주였던 영업 범위를 확대했다.

손정락 수석연구원은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국내 은행권에서 글로벌 업무 확대에 적극적인 상황이어서 부동산부문에서도 해외 금융주선 업무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