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남성보도방’ 상대로 금품 갈취한 ‘강남선수협회’ 회장 구속

서울 강남 일대의 여성 상대 유흥업소에 남성도우미를 공급하는 남성보도방을 상대로 금품갈취와 폭행을 일삼은 '동네조폭'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남선수협회' 회장 김모씨(33)를 구속하고 김씨의 형(35)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선수'는 호스트바 등에서 일하는 남성도우미를 뜻하는 속어다. 강남선수협회가 강남구 역삼동과 논현동 등지의 18개 남성보도방 업주들이 모인 단체라지만 실제로는 폭력배들이 업주로부터 돈을 뜯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1년부터 회장이 된 이후 최근까지 협회 소속 남성보도방 업주들로부터 회비 및 보호비 명목으로 7650만원을 갈취했으며 올해 4월에는 '회비를 내지 않겠다'는 업주 한 명을 감금·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2년에는 "돈을 주지 않으면 남성도우미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역삼동의 한 룸살롱 바지사장을 협박해 53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소는 저녁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는 남자 손님을 대상으로 이른바 '1부 영업'을 하고, 오전 2시부터는 남성도우미를 불러 여성 손님 대상의 '2부 영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경찰조사에서 '신고할 경우 자신들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김씨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미한 불법 사실이 있어도 초범인 경우 준법서약 조건으로 불입건 처분하거나 중앙행정부처와 협의해 행정처분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만큼 앞으로 이 같은 피해를 당하면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