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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공사 노사 9년 연속 무분규, ‘절대 안전’ 귀결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004년 공기업 사상 최장기 파업 이후 9년 연속 노사 무분규를 달성했다. 홍승활 사장(가운데)이 양 노조 위원장 등과 함께 터널 도보 답사 안전점검을 위한 '노사합동 릴레이 안전점검'에 참석, 레일 등을 살펴보고 있다.
【 대구=김장욱기자】대구도시철도공사(이하 공사)는 1997년 1호선 개통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안전행정부 지방공기업 평가 도시철도부문에서 처음으로 1위, 한국생산성본부 주관 국가고객만족도(NCSI) 6년 연속 1위, 권위 있는 5개 기관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무재해 18배(1176만 시간)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외 KOSHA 18001(안전보건)과 ISO 14001(환경경영) 인증을 취득, 안전보건과 친환경 경영 분야도 선도기업이 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여러가지 이유 중 '9년 연속 노사 무분규'를 달성한 노사관계 안정이 절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공사는 2008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받기 어렵다는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공기업 최초로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도 안정된 노사관계를 인정받아 대구경북 공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됐었다.

■9년 연속 노사 무분규

공사는 '노조가 없거나 노조의 힘이 미약한 공기업'이기 때문에 9년 연속 노사 무분규를 거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공사 노조는 지난 2004년 88일간의 공기업 사상 최장기 파업을 했었다. 공사 노사는 88일간 장기 파업을 통해 너무나 큰 고통과 값 비싼 교훈을 얻었다. 노사관계가 잘못되면 다른 모든 경영 사항들은 무의미하며, 답보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파업이 끝난 후 노사는 다시는 노사간 갈등으로 경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에 공감하고, 상호 소통을 통해 대화와 타협으로 2006년 이후 올해 9년 연속 무분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 7월 복수노조설립이 법으로 허용되며 공사도 성향이 다른 직종간 갈등이 표출되며 기존 지하철노조에 있던 역무, 승무, 차량, 기술 직종 중에서 차량, 기술 직종이 도시철도노조를 설립, 복수노조 사업장이 됐다. 복수노조의 성향도 전혀 달랐다. 지하철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는 반면 새로 생긴 도시철도노조는 기존 양대 노총과 색깔을 달리, 합리적 노사관계를 주창하며 발족한 국민노총에 가입했다. 현재 지하철노동조합(764명), 도시철도노동조합(970명)의 거대 복수노조가 각기 유지 운영되고 있다.

이런 복수노조 체제에 대한 각계의 많은 우려와 내부적인 교섭비용 증가 등의 어려움으로 초기 갈등이 커져 과거의 어려운 시기로 되풀이 될 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있었지만, 직종과 직급사이 벽 허물기 워크숍, 노사합동 등반대회, 노사합동 안전점검 등 노사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절대안전 강조

지난 4월 22일 제10대 사장으로 취임한 홍승활 사장 부임후 '절대안전'을 위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홍 사장은 "고객만족도 1위 달성도 소중한 가치이긴 하지만 절대안전이야 말로 공사의 최고의 가치"라며 "공사 모든 임직원들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전이 절대가치임을 전 직원이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4-S Top' 운동도 전개 중이다.
이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최고경영진부터 직원까지 안전의식을 고취, 노사 및 전직원이 함께 안전사고를 방지하자는 운동이다. 이 일환으로 공사는 최고경영자(CEO) 취임 100일, 양 노조 신 집행부 출범에 즈음, 사장을 비롯한 양 노조 위원장이 합동으로 안전에 대한 동행 의지와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1·2호선 57.3㎞ 터널 도보 답사 안전점검을 위한 '노사합동 릴레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홍 사장은 "공사 전 임직원과 양 노조는 지역의 대표적인 공기업으로서 위상에 맞는 안정적 노사관계를 유지, 지역 노사관계를 선도하고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다가가는 고객서비스와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gimju@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