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뇌세포 내에 위치정보를 처리하는 세포체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이 수상했다.
미국의 존 오키프 박사와 부부 과학자인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세르, 에드바르드 모세르 박사 등 3명이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가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뇌 세포내 위치정보 처리 세포들을 발견해 인간이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원리를 규명한 3명의 과학자를 선정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뇌세포 내에서 '몸 안의 GPS'라고 할 수 있는 위치정보 처리 세포들을 찾아냈다. 이 연구 성과는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하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의 연구가 '뇌가 어떻게 주변 공간의 지도를 만들고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아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성과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괴롭히는 공간 기억 상실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또 인간의 기억·사고·계획과 같은 인지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키프 박사는 미국 태생으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인지신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과 영국 이중국적이다. 그는 1971년 쥐 실험 과정에서 뇌에서 위치정보 처리시스템을 구성하는 세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뇌 해마체 부위에서 쥐가 특정 위치에 갈 때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찾아내 이를 '장소세포'(space cell)로 명명했다.
모세르 부부는 노르웨이 태생이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인 마이브리트 모세르 박사와 카블리 시스템 신경과학 연구소 소장인 에드바르드 모세르 박사는 지난 2005년에 뇌에서 위치정보 처리시스템 구성하는 또 다른 종류의 세포를 발견했다. 이를 '격자세포'(grid cell)로 이름 붙였다.
격자세포는 뇌 안에서 일종의 좌표계를 만들어 인간이 정밀한 위치를 결정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