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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분실 스마트폰 550여대 밀수출한 일당 검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분실·도난 스마트폰 수백대를 사들여 해외에 밀수출한 혐의(상습장물취득 등)로 총책 김모씨(35) 등 6명을 구속하고 일당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장물 스마트폰 550여대(5억원 상당)를 홍콩 등지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서남부권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단 '이글스파'와 '신남부동파'에 속한 일당은 현장매입책, 중간매입책, 관리책, 매입총책 등 역할에 따라 점조직으로 활동했다.

현장매입책은 늦은 밤 서울 강남대로 등지에서 택시기사나 비행청소년으로부터 도난·분실 스마트폰을 10만∼30만원에 사들였다. 이들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스마트폰 화면을 흔드는 일명 '흔들이' 방법을 통해 휴대전화를 매입 의사를 전달했다.

김씨 등은 이미 수출신고필증을 받은 정상적인 중고 휴대전화 상자를 개봉해 메인보드와 프레임을 교체한 장물 스마트폰을 끼워 넣고 다시 포장하는 수법을 썼다. 이 기간 일당이 관세청에 신고한 수출 물량은 36t(27만대 상당)에 달했으며 경찰은 여기에 분실·도난 스마트폰 550여대를 끼워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도난·분실 여부만 확인한 후 수출신고필증을 내주고, 수출신고필증을 받은 물품은 세관에서 물품 검사 대신 서류검사만 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중간에 끼워 넣은 장물 스마트폰 때문에 물품의 실제 중량은 수출신고필증에 적힌 수치와 달랐지만 일당으로부터 월 100만원을 받은 해외운송업체 이사 김모씨(55·불구속)는 이를 눈감아줬다.

이들은 고급외제차를 타고다니면서 정상적인 사업자인 것처럼 행세했지만 실상은 거래내용조차 서류로 남겨두지 않았다. 물품대금은 환치기 업자를 통해 현금으로 지급받아 대포통장으로 관리했다.


조직에 가담한 조직폭력배 후배 등에게는 오피스텔 임차 비용과 월 500만원의 급여, 렌트카, 대포폰 등이 지급됐다. 또 서로 별명을 부르고 조직원이 현장에서 체포되면 변호사비를 지원하는 등 수법으로 윗선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 경찰은 "김씨 등은 장물 스마트폰이 정상적인 중고 스마트폰보다 수출을 통한 이득이 10배 이상 많다는 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