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유범 기자】"월성 1호기는 단순히 핵심부품만 교체한 것이 아닙니다. 9000여건의 설비개선을 꾸준히 추진한 만큼 새 원전만큼 안전하다고 자신합니다."
지난 10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원자력본부(이하 월성본부)에서 안내를 맡은 서경석 차장은 월성1호기가 낡은 원전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 억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월성1호기, 후쿠시마원전과 달라
월성본부는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1~4호기, 경수로형 원전인 신월성 1호기, 건설 중인 신월성 2호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월성 1호기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최초 운영허가 기간(30년)이 지난 2012년 11월 종료돼 가동이 정지됐다. 이후 계속운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은 2009년 원전 핵심시설인 압력관을 교체한 것은 물론 꾸준히 설비개선이 이뤄진 만큼 재가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노후원전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엄격한 신원확인을 거친 후 월성본부에 들어서자 돔모양의 지붕을 보유한 6기의 원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지붕이 돔모양의 밀폐형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에도 방사능이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라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발전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은 노심을 통해 데워진 냉각수가 직접 발전기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에너지효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월성 1호기와 같은 국내 원전은 노심을 통해 냉각수를 데우고, 이 데워진 냉각수가 관을 통해 지나가면서, 관 외부의 또 다른 냉각수를 데우는 형태다. 열 효율은 일본 원전에 비해 낮지만 냉각수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방식이다.
서 차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과 국내 원전의 설계부터 다르다는 점에서 단순비교는 무리"라며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설비개선 안전성 확보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은 주제어실(MCR)이었다. 주제어실로 들어서자 원자로 조종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원자로 조종사들은 수백개의 계기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발전소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비록 가동정지로 출력을 내고 있지 않지만 수많은 기기들을 가동하며 정상상태를 유지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서 차장은 "월성 1호기는 1998년부터 2001년 9월까지 총 1118일간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할 만큼 운영능력이 뛰어나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의 안전점검으로 계속 운전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터빈실이었다. 터빈실은 1차 냉각수를 통해 데워진 2차 냉각수 증기가 터빈을 돌리며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월성1호기 정지로 터빈실 특유의 고열과 소음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곳의 터빈실은 30년 된 설비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깨끗하고 양호했다. 우려했던 낡은 관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10년 단위로 이뤄지는 주기적 안전성 평가(PSR)를 통해 설비개선을 꾸준히 해온 덕이다. 특히 월성1호기는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9000여건의 대규모 설비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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