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이탈리아)=정인홍 기자】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사진)은 16일(현지시간) 유럽과 아시아를 경제공동체로 묶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후속조치로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네트워크 국제 심포지엄'을 내년 상반기에 개최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또 정보화 시대에 맞는 디지털 연계를 위해 그동안 우리가 주도해온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사업(TEIN)'을 확장할 것을 요청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박 대통령이 2013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식 제안했다.
기본 골격은 하나의 대륙·창조의 대륙·평화의 대륙 구축 등이며 부산을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다.
■朴대통령, 아셈 성공적 데뷔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참석한 아셈 회의 전체회의 제2세션에서 선도발언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경제적 공동체로 묶어 상생발전을 유도하는 내용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아시아와 유럽 간 연계성 강화를 위한 3대 방안으로 △물리적 연계의 업그레이드 △디지털 연계 △문화와 교육의 연계를 내놨다. 우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구체화를 위해 역내 국가들의 철도·도로·해운·항공과 새롭게 열리는 북극항로까지 활용한 물류·교통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네트워크 심포지엄'을 내년 상반기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심포지엄에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등 국제기구 및 러시아·중국 등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그룹이 참여, 역내 협력증진 방안과 우선 추진과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경 통관, 교통 인프라 개선, 국가 간 이해관계 조정 등 장애요인 극복을 위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는 한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국제적 인식 제고 및 동북아 운송시장 통합 논의의 주도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디지털 연계를 위해 그동안 우리가 주도해온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사업'을 확장, 양 지역 연구소와 교육기관 등이 지식을 공유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체계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어 '문화와 교육 연계'와 관련해선 "양 대륙의 문화와 교육의 융합을 더욱 촉진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신뢰를 구축해 간다면 지구상의 평화의 기초를 견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라시아 완성은 한반도 평화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완성은 북한과의 연계에서 이뤄진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잇기 위해선 고리가 끊어져 있는 북한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하루빨리 나서도록 아시아와 유럽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비핵화 및 인권 개선의 노력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아시아와 유럽 연계를 완성하는 탄탄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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