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홍재 특파원】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목표치(7.5%)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리커창 총리의 스승인 리이닝 베이징대 광화학원 명예원장이 "올해 성장률이 6.5~7.0%를 기록해도 괜찮다"고 말해 주목된다.
특히 그는 오는 2016년부터 성장률 목표 대신 예측치를 구간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도 "지난 1.4~3.4분기 경제운용은 합리적인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리 원장은 지난 20일 베이징대에서 열린 금융국제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과거와 같은 초고속성장을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중국은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률이 0.1~0.2%포인트 떨어지는 것에 대해 동요하지 말라"면서 "올해 성장률이 7%대를 유지하면 좋은 일이지만 6.5~7.0%도 괜찮다"고 밝혔다.
리 원장은 "맹목적인 초고속성장은 중국 경제에 오히려 좋지 않다"면서 "그동안 초고속성장으로 이미 자원 낭비, 생태계 파괴, 저효율, 생산과잉 등이 발생했으며 구조개혁의 최적기도 놓쳤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성장보다 경제 구조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원장은 "지금이라도 경제 구조개혁을 1순위에 놓지 않는다면 중국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이 끝나면 제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에선 성장률을 낮추고 고정된 목표가 아닌 구간이 있는 예측치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가 올해처럼 성장목표(7.5%)를 정할 것이 아니라 7.0~7.5% 성장구간을 예측해 발표함으로써 목표 달성을 위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구조개혁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다. 리 원장은 리 총리가 베이징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 지도교수였다.
리 총리도 2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중한 25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단과 만나 중국의 경제가 여전히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3.4분기 성장률이 7.3%로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정상 범위에 있다는 의미다.
리 총리는 그동안에도 올해 성장률과 관련, "7.5%보다 약간 높거나 낮을 수 있다"고 말해 목표 달성이 안 되더라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핵심적인 추세의 변화가 있었다"며 "서비스업이 주도하는 구조개선의 새로운 변화와 '권한의 하부단위로의 이양' 등 새로운 발전동력도 성장을 가속화했고 취업과 에너지 절약 등의 지표도 예상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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