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미세혈흔 또는 조직 잔재물만으로도 단시간에 범죄 용의자의 혈액형을 분석할 수 있는 효율적 분석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시선바이오머터리얼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으로 범죄 용의자의 DNA를 분석해 혈액형을 신속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법과학축제(World Forensic Festival2014)에서 소개됐다.
새로운 혈액형 감별 분석기법은 범죄증거물에서 용의자의 DNA를 추출,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을 이용해 대량 증폭한 뒤 이와 결합하는 PNA(일명 인공 DNA)로 반응시킨 다음 혈액형 관련 유전자와 대조해 혈액형을 감별하는 방법이다.
PNA(Peptide Nucleic Acid)는 상보적인 DNA 또는 RNA와의 강한 결합력, 단일염기서열변이(SNP)가 불일치한 것을 가려내는 높은 변별력(특이성), 온도와 산도 변화에 따른 화학적 안정성, 핵산 및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변화되지 않는 생물학적 안정성 등으로 DNA보다 높은 분석감별 능력을 자랑한다.
법의학 발전으로 사람마다 서로 다른 SNP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으며, 손상된 범죄 증거물에서도 용의자의 DNA는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DNA로 범죄 용의자의 SNP 차이에 기반해 혈액형을 찾아내면 범죄 수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기존 DNA 분석기법은 방법이 복잡하고 시간이 하루 이상 소요되고 고가의 분석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시선바이오가 개발한 PNA 기반 분석기법을 이용하면 판정결과를 보다 명확히 하면서도 분석 시간을 반나절로 줄일 수 있으며 더 저렴한 분석장비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 당국은 한번이라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DNA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초범인 경우에는 DNA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수많은 용의자 중에서 유력한 사람을 가려내려면 혈액형 감별이 선결돼야 한다.
이번 신기술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공동 개발로 탄생했다.
경제적이고, 신속하며, 편리한 분석기술로 인정받아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법의학 증거물로 채택하기 위한 유효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대량 시료를 사용한 검증과정을 통과하면 범죄현장 시료에 대한 혈액형 분석에 투입될 예정이다. 시선바이오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과학수사 당국과 연계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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