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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인구편차 2:1 넘으면 안돼"...헌재 發 '정치권 지각변동'

헌법재판소가 현행 공직선거법 상 선거구 획정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각 국회의원 선거구 사이의 인구편차가 2:1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다.

헌재는 30일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에 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고모씨 등 6명이 선거법 25조 2항에 의한 선거구 구역표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인구 편차를 3대1 이하로 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표 가치의 평등은 국민 주권주의의 출발점으로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인구가 적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의 투표 수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의 투표 수가 많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대의 민주주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씨 등은 "최소 선거구인 경북 영천시 선거구의 인구는 서울 강남갑의 3분의1, 서울 강서구 갑의 2.95분의 1, 인천 남동구 갑의 2.97분의 1에 불과하다"며 "1표의 가치에 편차가 커 평등선거의 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충청권의 인구가 호남권보다 많고 앞으로도 충청권의 인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호남권보다 국회의원 정수가 적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내년 연말까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며 그 이후에는 현행 선거구 획정조항은 위헌이 돼 차기 총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된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구는 시군구 등 행정단위를 기준으로 획정하며 20만을 기준으로 인구 30만을 초과하면 선거구를 분구하고 10만 이하일 경우 다른 시군구와 통합하도록 돼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1년 인구편차가 3:1을 넘어서는 안된다며 당시 선거법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개정시한은 2012년 연말로 못 박은 바 있다.


이날 헌재가 인구편차 2:1을 넘는 선거구 획정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앞으로 정치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인구분포를 살펴볼 때 호남과 강원, 충북 등 농촌지역의 선거구가 축소되는 반면 수도권과 충남, 영남을 비롯해 도시 선거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 야권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