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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울리는 부산교통공사 비난 '빗발'

부산교통공사가 중소기업청의 구매조건부 국산화 공모를 통해 어렵게 제품 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다른 공급자를 선정해 원성을 사고 있다.

중소기업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바뀐 공사 담당자가 당초 계약에 없던 사안까지 뒤늦게 거론하면서 해당 업체을 배제하고 특정 중견업체에 일감을 몰아주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해당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2012년 2월 중소기업청에 도시철도 변전소 범용 전력관제 원격제어설비(RTU)를 국산화하면 5년간 40여억원 이상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을 신청하고 이를 제안 발표했다.

개발 성공 후에는 '첫 구매계약이 발생해 첫 납품이 완료된 시점부터 3년 이상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겠다'는 중소기업기술개발제품 자발적 구매협약동의서를 중소기업청에 제출했다.

중소기업청은 이 개발과제를 공모에 붙여 부산교통공사에 전력관련 납품을 하는 B사와 중소기업 T사가 응모, 2012년 6월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측이 교수와 전문가 등의 엄격한 평가결과를 거쳐 T사를 선정했고, T사는 공사 측과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T사는 중기청으로부터 정부지원자금 2억2000만원과 자부담 7600만원을 들여 1년 동안 과제수행에 들어가 1호선 범내골역에서 시제품의 실제 운영가능 여부를 시험하기 위해 외부 전기공사업체에 용역까지 줘가며 설치공사를 마치고 1개월간 시험운영을 했다.

여기에다 2호선 호포역에서 마지막 시험까지 거치는 등 외주 전기공사비를 5700만원이나 추가부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순탄하던 연구개발 과정은 지난해 5월 부산교통공사 담당부장이 바뀌면서 어그러졌다고 반발 업체 측은 주장하고 나섰다.

반발하는 해당 중소기업체 T사의 주장에 따르면 새로 일을 맡은 W기술관제부장은 첫 대면회의 자리에서 당초 계약에도 없던 3호선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를 거론하며 갑자기 포기각서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T사는 이에 대해 제안 당시 3호선은 교체시기가 아직 멀어 시기가 도래한 1, 2호선에 대한 개발 사양만 받았으며, 기존제품과 신규제품이 호환되도록 하려면 기존 프로토콜과 기술사양 등 구체적 자료를 개발업체에 제공해야 하지만 3호선 호환성 문제는 계약서에 선언적으로 명시됐을 뿐 기술개발 사양서에는 전혀 없었던 점 등을 상세히 공사 측에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T사는 W부장을 상대로 제안 당시 정해진 개발범위를 설명하려 했으나 이를 무시하자 지난해 9월 29일 오후 2시 부산교통공사 연구소에서 전임부장과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발요구사양에 대한 3자 확인까지 마쳤다.

T사는 아울러 납품거절을 우려해 W부장 등에게 3호선 프로토콜과 기술자료를 넘겨주고 3개월의 기간을 더 주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제안도 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후 T사는 올해 5월 27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과제에 대한 최종평가에서 '성공' 평가를 받고 기술료 2200만원을 납부하게 됐다.


이에 따라 T사는 지난 8월 5일 공사 측에 과제 성공에 따른 구매계획을 질의했으나 공사는 같은 달 22일 1호선 연장(다대구간) 전력관제설비 기자재 제작설치를 턴키방식으로 전자입찰에 붙여 공모에서 떨어진 B사를 구매자로 선정한 후 같은 달 26일 T사에 공문을 보내 "현재 개발된 원격단말장치에 대한 구매계획이 없다"며 T사를 완전 배제시켰다.

T사 관계자는 "제안공모에서 B사가 탈락하자 공사 측이 처음부터 B사에 일을 주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계약서상 신의성실 및 상호협조 의무에 따라 기존 자료를 제출하고 개발을 보완할 수 있도록 협조했어야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측은 "일부 무리한 점이 있었다"며 인정하면서도 "다대선 확장에 따라 3호선 호환성이 해결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T사를 배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