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베이징=윤재준 국제뉴스전문기자 김홍재 특파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된 중국의 반응은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FTA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에 그대로 드러난다. 반면 중국시장을 놓고 한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은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일본 언론발로 나왔다.
한·중 FTA 타결과 관련, 중국 국무원은 10일 자체 웹사이트에 "양국은 이익이 균등하고 전면적인 높은 수준의 FTA를 이끌어냈다"면서 "지난 2012년 5월부터 협상을 시작한 한·중 FTA 회담은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FTA 중 관련 무역분야가 가장 다양하고 무역액수도 가장 큰 무역협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한·중 FTA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늘고 향후 한·중·일 FTA 추진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 �톈 투자회사의 장화 부사장은 "한국에서 미국, 유럽, 호주 등으로 수출할 경우 이들 국가와 이미 FTA가 체결돼 있기 때문에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아 인건비가 크게 들지 않은 산업들은 한국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면서 "한국의 인건비가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효율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리적 위치가 이상적인데 특히 부산항은 러시아, 몽골, 중국 둥베이 지역, 베이징으로 가는 데 상하이보다 빠르다"고 덧붙였다.
중국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부 장윈링 주임은 한·중 FTA 타결이 한·중·일 FTA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 한·중·일 FTA 협상은 미미한 단계지만 한·중 FTA 타결로 한국 상품이 중국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며 "상대적으로 일본 상품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중·일 FTA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중 FTA가 FTAAP의 시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글로벌전략연구소의 자오장린 주임은 "양국의 산업분포가 변화하는 시기에 체결한 것으로 아·태 지역의 산업분포 조정에도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이날 한·중 FTA 타결을 속보로 처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중 FTA가 타결됐다고 전하면서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거대시장이 동아시아에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은 중국을 포함하면 FTA 체결국과의 무역액이 전체의 60%에 달한다며 20%에 머물고 있는 일본을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이라는 세계 3대 경제권의 FTA망 구축에서 한국에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외신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관세장벽에 부딪혀온 한국 수출업체들이 앞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중 FTA 협정 체결로 중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립 연구기관인 오리엔트 캐피털 리서치 이사 앤드루 콜리어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고 주요 무역 대상국이 되면서 지역에서 영향을 행사하려 하고 있는데 이번 한국과의 FTA 협정 체결로 미국에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했다. jjyo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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