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예산 410억원이 논란이다. 달 탐사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며 국정과제다. 박 대통령은 2년 전 대선 때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전임 정부의 계획을 5년 앞당긴 것이다. 2020년이면 6년밖에 안 남았다. 정부는 내년부터 예산이 집행돼야 2020년 목표를 맞출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야당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뒤늦게 '정부 쪽지예산'을 들이밀었다며 반발한다. 달탐사는 범국가적 프로젝트다. 그런 사업이 첫발을 떼기도 전에 정쟁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유감이다.
우주개발은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1957년 러시아(옛 소련)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리자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면서 양대 우주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이 대열에 유럽·일본이 가세했고 최근엔 중국이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은 작년 초 간신히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을 뿐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1단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통째로 사왔다. 세계 11번째 우주클럽 회원이 됐다고 하지만 선도국과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우주산업에선 후발주자의 이점도 별로 없다. 각국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련 기술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서다. 앞으로 6년 내 온전히 우리 힘으로 발사체를 쏘아올려 달에 태극기를 꽂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정부는 공약에 얽매여 몹시 서두르는 듯한 모습이다. 달 프로젝트는 1단계(2015~2017년)와 2단계(2018~2020년)로 나뉘어 진행된다. 1단계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는 지난 9월 말에야 나왔다. 그 바람에 관련 예산 410억원이 애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누락됐다. 그러자 미래부는 뒤늦게 해당 상임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야당이 '정부 쪽지예산'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이래선 안 된다. 누가 봐도 6년은 너무 짧다. 달 탐사는 모두 수조원이 들어가는 거대 프로젝트다. 시기를 늦추더라도 달 탐사가 왜 필요한지, 하면 뭐가 좋은지 등에 대한 여론 설득부터 선행돼야 한다. 적어도 '그 돈을 무상보육에 쓰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해선 곤란하다.
야당도 우주강국의 꿈을 정쟁거리로만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주개발은 국력의 총집합체다.
정보통신기술(ICT)·소재·로봇·원자력 등 관련산업에 미치는 부수효과도 크다. 국가 브랜드 상승과 국민적 자긍심 고양은 덤이다. 야당의 지나친 정치적 접근은 스스로 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