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예산안 심사 최종 관문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 위원이 올해도 지역구 예산을 톡톡히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는 올해 예결위 소위 위원을 예산안 심사 전문성이 아닌 각 시·도 지역을 대표해 노골적으로 구성했는데 '밀실'에서 진행된 예산 증액 심사에서 이들은 자신의 '잇속'도 철저히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11월 19일자 7면 참조>
3일 국회 사무처가 공개한 '2015년 예산안 수정안'을 보면 예결위 소위 위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며 예결위 소위 위상(?)을 톡톡히 과시했다. 이들은 이미 정부 원안에 반영된 지역구 예산안을 더 증액하는가 하면 정부 원안에 빠진 지역구 예산안도 증액하는데 성공하며 한 몫을 두둑이 챙겼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을 대신해 뒤늦게 소위에 포함된 강창일 의원(제주 갑)은 총 13건의 제주지역 예산을 증액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주시 광역폐기물 소각시설 확충에 신규 증액으로 33억4000만원을 밀어넣었고, △제주 폐기물 매립시설 설치(신규 증액 12억5000만원) △제주대 중앙도서관 증축(추가 증액 18억7000만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제주분원 설치(신규 증액 5억원)△지역농업연구기반 및 전략작목육성(제주)(추가 증액 2억5000만원) △제주비즈니스 센터 구축(추가 증액 2억원)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지역사업 예산을 늘렸다.
강원 춘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정부 원안에 없던 3개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홍천·춘천 간 도로 건설에 5억원, 춘천시 서면 신매대교~102보충대 도로에 40억원, 강원춘천경찰서 기동1중대 청사 리모델링 예산으로 10억원을 밀어넣었다. 김 의원은 호남예산 폭탄을 공언한 이정현 최고위원을 밀어내고 강원 지역 의원의 단결된 지원에 힘입어 뒤늦게 소위에 합류했지만 최소 55억원의 실적을 올린 셈이다.
새누리당 경북 지역을 대표해 소위에 합류한 이한성 의원(문경 예천)은 문경과 예천 지역의 예산만 6건, 총 315억원을 증액했다. 이 의원은 정부 원안에 9억원이 배정된 예천 한천 예산에서 추가로 40억원을 증액해내는 등 솜씨(?)를 발휘했다.
예결위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진 여야 간사도 예결위 심사일정이 물리적으로 부족해 예산안 수정동의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빼놓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군 갑)은 강화북단 대산~당산 간 해안도로 개설사업에 추가 증액으로 10억원, 강화군 내 사찰 보수정비 신규예산을 2억원을 배정받았다.
또 인천 지역을 대표해 인천과 다른 지역을 잇는 도로 건설 등 총105억원의 인천 지역 예산을 추가로 높여줬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도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부지런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 의원은 △익산박물관 시설확충 (신규 증액 25억원) △익산 황등지구 기본조사비(신규 증액 6억원) △익산시 천서왕궁 (추가 증액 50억원) 등 81억원에 달하는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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