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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작은 아이 키.. 저신장증 어떻게 해결할까? "女 9세·男 10세 전에 치료해야"

만2세~사춘기 한해동안 4㎝이하 크면 성장장애 의심
또래마다 성장시기 달라 "규칙적 운동·충분한 수면 2차 성징 이전 치료나서야"

또래보다 작은 아이 키.. 저신장증 어떻게 해결할까? "女 9세·男 10세 전에 치료해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가 어린이의 키를 재고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 모씨는 작은 아이의 키가 걱정이다. 아이의 친구들은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방학동안 부쩍 자라 있는데 김 씨의 아이는 작년에 3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았다. 이번 방학에도 키가 별로 자라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보통 또래 100명 중에 작은 순으로 3번째에 들면 저신장으로 볼 수 있다. 또래 평균 신장보다 10cm 이상 작아도 저신장을 의심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는 15일 "성장의 양상이 또래 친구들과 다르다면 성장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만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 매년 4cm 이하로 자란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성장장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신장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이 결핍돼 성장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터너증후군, 러셀-실버증후군 등의 염색체 이상이거나 뇌종양, 만성신부전증 등의 원인 질병이 있는 경우도 있다.

자녀의 키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부모의 키다. 남자는 부모 평균키에서 6.5cm를 더하고, 여자는 6.5cm를 뺀 키가 예상키다. 물론 환경적인 요소가 충분히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공급과 운동 등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인 요인 중에는 영양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단백질과 무기질 등 뼈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장기에는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수면이 부족할 경우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성장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또래보다 크다고 해서 최종 신장이 큰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에 의해 일찍 자라는 아이들은 성 호르몬 분비의 증가가 일찍 나타나면서 2차 성징이 너무 이른 나이에 찾아오고 성장판도 일찍 닫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크더라도 최종신장은 오히려 남들보다 작을 수 있다.

저신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우선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그 외에는 성장호르몬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성장호르몬이 결핍됐던 아이에게 처방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찍 자라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남들보다 늦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다. 실제 나이와 뼈 나이를 비교해서 성장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성장판이 닫히거나 실제 나이보다 뼈 나이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판이 아직 열려있고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덜 진행 되어있는 경우 2차성징 시작 이전에 치료를 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 치료는 여아는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성장호르몬 처방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정확한 진단에 따라야 하고 치료의 극대화와 부작용 발생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의 소아내분비 성장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