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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박춘봉, "동거녀가 만나주지 않는다" 계획 범행

【 수원=장충식 기자】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은 동거녀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데 앙심을 품고, 휴가까지 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이 밝힌 범행시점보다 나흘이나 앞서 월세방을 구하러 다닌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16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박씨가 동거했던 김모48·중국 국적)씨가 지난 4월 언니집으로 들어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 앙심을 품어왔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박씨에 대한 행적조사에서 지난달 25일 자신이 일하던 공사장 작업반장에게 "내일 하루 휴가를 내겠다"고 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후 박씨는 동거녀 살해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후 1시 30분 김씨가 일하는 대형 마트를 찾아가 피해자를 강제로 데리고 나왔고, 이어 오후 2시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로 함께 들어갔다.

경찰은 박씨가 김씨를 살인한 시간이 오후2시∼4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으며, 주변 CCTV(폐쇄회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박씨가 김씨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자마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특히 범행 전부터 새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자를 만났으며, 매교동 전 주거지와 교동 반지하방 두 군데에서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인 지난달 29일 새집을 구하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최근 한달여간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김씨에 대해 앙심을 품어왔고, 범행 당일 미리 휴가까지 내는 등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씨는 지난 1992년 9월 9일 본인의 이름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등 최근까지 위조여권을 이용해 세차례에 걸쳐 국내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998년 12월 28일에는 중국인 이모(70)씨의 명의로 여권을 위조해 한국으로 들어온 뒤 2003년 4월 춘천경찰서에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적발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그해 7월 중국으로 추방당하기도 했다.

이어 박씨는 2008년 박모씨의 이름으로 단기방분비자를 발급받아 최근까지 국내에 거주해 왔으며, 지난달 26일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씨의 거주기간 동안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jjang@fnnews.com